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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심각한 적폐대상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적폐대상이다. 정부의 출연기관인 공공기관과 공직유관단체는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는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꿈의 직장이다. 공공기관 임원들이 대를 이어 자녀들이나 지인들의 취업을 돕는다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절망을 안겨주는 일이다.





정동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이 자신의 처조카를 부정하게 채용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전주덕진경찰서는 지난 22일 업무방해 혐의로 정 원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같은 혐의로 탄소기술원 관계자 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정 원장은 지난해 4월 자신의 처조카를 탄소기술원에 채용하기 위해 인사담당자에게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 원장의 처조카 는 채용규정에 나와 있는 평균 75점을 넘기지 못하고도 탄소기술원 운전직에 합격했다. 탄소기술원은 채용과정에서 그보다 점수가 높았던 다른 경쟁자의 면접점수를 91점에서 16점으로 바꿨다. 정 원장은 그를 채용하기 위해 “합격 점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사담당자의 말을 무시하고 채용하라고 압박했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여 동안 정부가 전국 1190개 기관·단체의 지난 5년 동안의 채용 과정을 전수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공공기관·지방공공기관·기타 공직유관단체 할 것 없이 뿌리 깊게 퍼져 있는 채용비리 실상이 적나라하게 밝혀져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심증과 설로만 무성하던 채용 관련 비리가 정부의 조사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한마디로 ‘비리 종합 선물세트’라 할만했다.





당시 전국 1,190개 기관·단체의 채용 과정 전수 조사 결과 946개 기관·단체에서 4,788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10곳 가운데 8곳에서 비리가 저질러 진 것이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당시에도 도내 지방공공기관 가운데 수사 의뢰 대상으로 적발된 바 있다. 직원채용 과정에서 면접위원의 평정점수를 집계표에 옮겨 기재하는 과정에서 평점을 잘못 기재해 불합격 대상자가 합격자로 바뀌는 사례가 지적됐다.





요즘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좌절한다. 이런 마당에 누군가 ‘줄’과 ‘빽’으로 취직한다면 경쟁자들이 느낄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든 취업준비생이 선망하는 공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새로운 일자라 창출도 중요하지만, 공공기관에 만연된 적폐를 청산하고 일자리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과 처벌 강화도 필요하다. 우선 조직 내 관련자를 퇴출하고 청탁자에게도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 ‘채용비리=패가망신’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성실하고 능력 있는 청년들이 연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희망고문을 당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채용비리는 공정성을 훼손한다. 공정성이 무너지면 사회 기초가 흔들린다. 엄벌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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