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민들이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라는 개헌 촉구에 나섰다. 전주시와 전주시의회는 지난달 27일 ‘지방분권개헌 전주회의’ 출범식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지방분권개헌 전주회의 출범 결의문’을 통해 “전주시는 120여 년 전 전주화약을 맺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꽃씨를 뿌린 지역이며, 민정기관인 집강소의 총본산이 위치해있던 유서 깊은 민주주의 도시”라며 “지방분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적 소명이며, 국민의 염원을 담은 지방분권 개헌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지방분권개헌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동학농민운동의 평등사상을 표현한 사발통문 형식의 서명록 작성 퍼포먼스를 통해 지방분권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와 때를 같이해 지방분권 개헌의 목소리가 전국에 휘몰아치고 있다. 지방분권이란 게 대체 뭐 길래 이토록 국민들의 열망을 하나로 움집 시키고 있는가. 지방분권개헌은 말 그대로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에 나누는 것이다. 중앙이 일방적으로 행사하는 권력을 지방이 나눠 갖게 되면 자방정부들은 중앙의 일괄 통제에서 벗어나 지방정부끼리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지역 주민과 지방정부가 지역 발전의 주역이 돼 발전 전략을 짤 수 있게 된다.
지방분권의 중요성은 그것이 내 삶과 직접 관련이 돼 있다는 데 있다. 제대로 된 지방분권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과 개개인의 삶을 바꾼다. 우리는 서울과 수도권의 논리에만 사로잡혀 지방에는 관심이 없는 중앙집권적 정치와 행정에 지역의 문제를 맡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수십 년간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지역의 문제에 대해 지역 스스로가 의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지방분권의 본질이다. 그를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권한을 지역에 나누는 것이 필수다. 이는 중앙정부가 가진 권한을 마지못해 내주는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지방이 본래 가져야 할 당연한 권한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지방분권 개헌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적 합의가 상당 부분 이루어진 상태다.
지금은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최적기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지방분권개헌 타이밍은 다시 오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보면 지방분권개헌은 곳곳에 암초투성이다. 정치권은 권력구조 개편에 관심이 있을 뿐이고 수도권 중심론자들의 반대 기류도 심상찮다. 시간마저 촉박해 모든 난관들을 극복하고 지방분권개헌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동력이 필요하다.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이자 시대적 소명이다. 지방분권 강화는 정쟁이나 정략의 희생물이 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지 22년 됐지만 ‘무늬만 자치’였다. 재정과 행정이 중앙에 예속된 채 ‘2할 자치’의 족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에야말로 중앙정부가 과도하게 틀어쥐고 있는 권한을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해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뤄내야 한다. 전면적이고 획기적인 지방분권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