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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사 간 고통분담 노력이 먼저다

‘미투(#MeToo)’ 관련 폭로가 연일 둑방 무너지듯 쏟아져 나오면서 온 나라를 뒤 흔들고 있다. 다른 한 쪽에서는 전임 대통령의 추악하고 가증스런 비리 행태가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국민들을 아연질색하게 만들고 있다. 서민들은 하나같이 살기가 힘들어 제 몸 하나 가누기 어려운 판인데 그런 것쯤은 아예 저 뒷전이다. 가공할 뉴스들에 너도나도 블랙홀처럼 빠져들어 누가 누구를 돌아볼 틈이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한국GM 사태도 그 중심에 있지만 요즘에는 뉴스 측에도 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GM 사태가 한 치의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군산공장 폐쇄 예정일은 5월 말로 잡혀있다. 한국GM은 지난달 26일 군산공장 인력도급업체에 근로계약 해지통보를 했다. 대상자는 200명 정도로 위로금이나 생활지원금이 없어 당장 생계를 위협받게 됐다.





지난 2일 마감한 한국GM의 희망퇴직자수가 24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미국 본사가 한국GM의 인력을 5,000명 축소할 것이라고 보도해 한국GM 구조조정을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군산시민들을 주축으로 전국에서 모인 시민고발단은 지난 5일 한국GM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고발인단은 “한국지엠 경영진은 본연의 임무에 위배되는 계약과 행위 등으로 글로벌 GM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한국지엠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고발 사유를 밝혔다.





한국GM 노조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에 군산공장 폐쇄를 철회하고 경영실태조사에 노조를 참여시켜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노동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GM에 맞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노동자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해 억울하다”며 “GM은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노조·GM 3주체 회의를 요구한다”며 “실사에도 노조가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가 빠지면 산은과 GM이 짬짜미를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22일부터 3차례 교섭 테이블에 앉았지만 사측이 교섭안을 제대로 꺼내보지도 못했다. 사측의 인건비 절감안은 아예 논의되지도 못했고, 노조는 경영부실 원인으로 지목된 연구개발비 의혹 등을 집중 제기했다. 사측은 임금동결과 성과급 지급 불가 등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 교섭안을 노조에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협상테이블을 떠나 청와대까지 행진한 뒤 총파업을 예고했다.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은 언제든지 접는다’는 것이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속성이다. 일단 한국GM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노조도 기업의 형편에 걸맞지 않는 급여와 혜택을 누려오지 않았는지 반성부터 해야 한다.





노사 간의 노력이 국민 감동을 부를 수 있을 때만 혈세 투입에 대한 명분도 생긴다. 설령 정부지원이 있더라도 노조의 고통분담이 뒤따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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