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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부당요금 현황 자료 공개하라

전북지역에서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산업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버스업계일 것이다. 도내 버스(업계)는 도민들의 발이 되기는커녕 도민들의 사사건건 내우외환에 휘둘려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버스가 멈춰 서는 일은 이미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했다. 대중교통으로서의 공공성과 공익적 기능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에는 운행 거리를 부풀려 부당 요금을 받은 시외버스 사업주 처분과 진상규명에 전북도가 지나치게 미온적이라며 전북시민·사회단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들은 공공성과 투명성이 없는 버스행정이 부당운임 사건의 원인이라며 전북도를 비난하고 나섰다. 전주 시내버스 공영제실현운동본부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버스업체가 운행 거리를 늘려 수 십 년 동안 부당운임을 받았는데 전북도는 정확한 피해 현황에 대한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도민이 입은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요청한 자료 일체를 영업비밀이라며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운동본부는 “해마다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자료공개를 거부하고 버티는 것은 어떻게든 시외버스 사업주를 감싸겠다는 태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전북도는 부당 요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고 불투명한 시외버스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등도 기자회견을 열고 교통 소비자의 알 권리와 보상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 단체들은 “도민들은 시외버스 노선의 잘못된 거리와 과다 적용된 금액이 얼마인지 알 권리가 있다”며 “전북도는 공익적 차원에서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교통 소비자 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외버스 손실액 산정 용역보고서는 매년 세금 1억원 이상을 들여 생산한다. 막대한 세금을 지출하는 이유는 용역 조사가 공공적 성격이 크게 때문이다. 버스 행정 자료는 그렇게 큰 기밀 문건이 아니다. 전북도가 보조금 관련 자료와 피해 파악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부당운임 사안에 개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소지마저 있다. 심지어 도의원과 국회의원이 자료 제공을 요청해도 묵살하고 있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시외버스 요금 부풀리기로 가장 큰 손실을 입은 당사자는 도민들이다. 민주노총 등은 부당이득 규모가 최대 수백억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89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에 따라 시외버스는 운행거리에 비례해 요금을 산정하도록 됐다. 하지만 당시 버스조합에서 신고한 운행거리는 전주-익산 30.3km, 전주-군산 47.9km로 최근 확인한 실제 운행거리 전주-익산 25.4km, 전주-군산 45.8km 보다 부풀려졌다. 이 같은 운행거리 부풀리기는 광범위하게 진행돼 전북지역 시외버스를 운행하는 5개 버스업체들이 30년 가까이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도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동안 도내 버스업체들에 쏟아 부은 도민 혈세만 해도 천문학적 규모에 달한다. ‘업체의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를 들어 부당운임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전북도의 처사는 비난 받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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