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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6·13 지방선거와 함께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인 개헌논의가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대통령 4년 연임 도입, 지방분권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의 지난 12일 전체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쟁점이 됐다. 여야는 이날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정부 개헌 자문안 초안을 확정하기로 한 것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발의하면 결국 야권의 반발로 개헌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대통령 발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연 개헌안 발의권을 행사할지, 한다면 언제 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재판관 전원일치 판단으로 결정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는 순간이다. 그로부터 꼭 1년여가 흘렀다. 파면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은 영어(囹圄)의 몸으로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박 전 대통령의 추락은 견제 없는 권력을 가진 제왕적 대통령제가 낳은 폐단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누적돼 이전 정부 때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순실이란 일개 개인이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고 국정을 마음껏 농락했지만 아무런 제어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도, 사법부도, 심지어 언론조차 그 누구도 베일에 가린 청와대를 감시하지는 못했다. 1~2%에 불과한 차이지만 승자는 모든 것을 독식하고, 패자는 철저히 배제되는 제도와 관행의 모순이 가져온 필연적 결과였다.





개정한 지 31년이나 된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이다. 시기가 언제가 되었든 연내 개헌을 하려면 권력구조를 포함한 국회 차원의 개헌안이 속히 마련돼야 한다. 여야는 즉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개헌의 빗장을 풀기 바란다. 이 과정에서 선거 유불리나 주도권 잡기 경쟁이 아닌 국민 눈높이가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개헌의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래 개헌 논의는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없애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집중하면 된다. 핵심 사안인 권력구조 개편과 기본권같이 여야가 의견을 같이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접근한다면 합의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그러기에 대통령과 정부가 주도하는 개헌은 바람직하지 않다. 굳이 여론조사를 들이대지 않아도 지금 국민 대다수는 대통령이 아닌 국회가 주도적으로 개헌안을 내놓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개헌은 국가의 최 상위 법규이기 때문에 주요 정당들의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 시대는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지난 촛불혁명과 대통령 탄핵, ‘미투 운동’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이제 개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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