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은 지난 1963년 제44회 전국체전을 위해 건립된 전주시를 대표하는 시설물이다. 주 경기장을 비롯해 야구장, 수영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건설비 일부를 도민 성금으로 보태기도 해 전북도민들의 애정과 추억이 가득한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50년 넘게 시간이 흐르면서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그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종합경기장을 새로운 용도로 재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다.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 문제가 전북도와 전주시의 입장 차이로 수년째 표류하며 갖가지 추측까지 양산하고 있다. 개발 방향을 놓고 서로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한 때는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까지 보였다. 한동안 수면 아래서 잠잠한 듯 하던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 문제가 도의회 임시회에서 논점으로 떠올랐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 문제는 해당 지역 후보자들의 핵심 공약사항으로 논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이 문제는 선거기간 내내 공론화될 게 뻔하다.
지난 13일 열린 도의회 임시회에서 양용모 의원은 송하진 지사에게 “전주종합경기장 개발방향을 논의할 시민배심원단 운영에 대해 전주시장 후보들이 수용한다면 이를 공약화할 의향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송 지사는 “종합경기장 개발방향에 대해 배심원단 운영 등 ‘숙의민주주의’를 통한 해결도 좋은 방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종합경기장 이전·개발사업은 전주시가 총 1천600여억원을 들여 12만여㎡에 달하는 종합경기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쇼핑몰·영화관 등을 갖춘 컨벤션센터와 200실 규모의 호텔 등을 짓는 것을 말한다. 당초 전주시는 재정이 열악한 점을 고려해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선택, 지난 2012년 롯데쇼핑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하고 롯데쇼핑에 종합경기장 용지의 절반을 주기로 했다. 대신 롯데쇼핑은 도심 외곽에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등을 따로 건립해준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선 6기 김승수 시장은 지역상권 붕괴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전임 송하진 시장 때 계획했던 쇼핑몰과 호텔 신축을 일단 유보하고 롯데쇼핑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자체 재원으로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시민공원으로 개발하기로 방침을 선회했다. 이후 양 기관은 서로의 입장만을 주장하며 지금껏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확보한 국비 70억도 반납했다.
전주시민들의 추억과 낭만의 공간이자 한때는 전주시를 상징하던 전주종합경기장이 지금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전주종합경기장은 온전히 전북도민들의 공유재산이다. 서로 간 정치적 입장이나 잘못된 판단, 특정인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그릇된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후대에 두고두고 후환으로 남을 것이다.
과거 유림들의 반대로 호남선 철길을 전주로 가져오지 못한 것이나, 익산KTX 역사를 전주·익산·군산·김제·완주 등 5개 도시 접경지대인 김제 백구 쪽으로 옮겨오지 못해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거나 지금도 잃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