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사납금제는 택시 노동자들의 고혈을 쥐어짜는 제도로 악명이 높다. 택시 노동자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사납금제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으나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 업주들이 경영 적자를 내세우며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납금이란 택시기사들이 매일 회사에 납부하는 일정 금액을 말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와 기본급을 합친 금액이 택시기사의 순수익인 셈이다.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 17개 단체로 구성된 ‘3·31 뛰뛰빵빵 택시 희망 버스 전북준비위원회’가 지난 21일 전주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택시사업주 처벌과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전주시의 법인택시 사고율이 높은 것도 결국 사납금제 등 노동자를 착취하는 제도 때문”이라면서 전액관리제 시행을 거듭 요구했다.
전주시의 경우 법인택시 교통사고율은 현재 개인택시에 비해 4배 이상 많다. 사업용 차량 교통사고 발생 비율 중에서도 법인택시의 비중이 가장 높다. 법인택시 회사들이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사납금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전주지역 법인택시의 하루 사납금은 약 13만 원으로 알려졌다.
택시 사납금제는 택시 노동자들을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몰아넣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회사가 정한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에서 그만큼 떼이기 때문에 택시노동자들은 제 몸 하나 돌볼 겨를이 없이 밤낮으로 운전대를 놓을 수가 없다.
그들에게 시간은 곧 돈인 셈이다.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심하게는 하루 16시간까지 일하는 노동자들도 있다고 한다. 영업용 택시의 과속·난폭운전과 기사들의 불친절이 매번 도마위에 오르는 것도 따지고 보면 사납금제가 옭죄는 심리적 불안감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근로시간 52시간을 단축으로 한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에서 버스기사들은 장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특례업종에서 제외됐으나 택시 기사들은 빠졌다. 그동안 택시업계는 특례업종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번에도 국회는 그들의 성토를 받아드리지 않았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택시기사의 근무시간은 근무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1일 2교대는 최소 10시간, 격일제는 13시간 이상에서 최대 16시간이다. 이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12시간이다. 주 평균 72시간 일하는 셈이다. 이는 이번에 개정된 근로시간 52시간보다도 20시간 많다.
사납금을 충당하려면 어쩔 수 없이 더 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사고도 많이 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그런 후진적인 발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지 실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런 식의 구시대적인 경영에 안주하면서 허구한 날 적자타령만 일삼고 있다. 그런 흘러간 타령과 툭하면 행정기관에 구걸하는 소리를 듣는 것도 이젠 지겹다.
사납금제는 시민을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