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 결정에 따른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회사의 구조조정 프로그램(희망퇴직)에 따라 군산공장 근로자(사무직, 생산직) 가운데 70%가 이미 퇴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동차 만드는 일 외에 다른 일은 생각도 안 해봤다. 뭘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며 앞날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군산공장 생산직 근로자 한 명이 지난 2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지난 7일엔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GM 부평공장 50대 중반의 근로자가 나무에 목을 맨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벌써부터 지난 2008년 쌍용차 사태 때 22명의 자살자가 나온 아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협력업체들의 도산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사태 장기화로 영세한 업체들은 현금 확보가 되지 않아 사업을 접는 곳이 나오고 있는데다 금융기관들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고 있어 업계 전반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한국GM 1차 협력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평균 5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북지역 GM군산공장 협력업체는 총 135곳으로 1만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군산지역 협력업체는 92곳으로 이중 24곳은 이미 폐업했고 나머지 업체 대부분은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한국GM 사태가 불거진 후 자금 회수에서 위험을 느낀 은행들이 돈줄을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공장의 경우 당장 신차 배정을 받아도 회생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우선 신차를 배정받으면 생산라인을 정비하고, 협력업체 부품 조달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통상 신차 생산을 위해서는 3000억~4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군산공장이 현재 상태로 4~5년을 버텨야 하는데 마땅한 수단이 없다. 올해는 크루즈의 내수 판매가 신통치 않아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인건비 지원도 GM측에는 부담이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한국GM은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GM군산공장의 폐쇄방침이 발표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GM의 후속대책은 여전히 부평과 경남 창원공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GM은 인천시와 경남도청을 찾아 각각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요청을 위한 서류를 공식 제출했다. 부평과 창원공장에 설비를 투자하고 신차를 배정해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요건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군산공장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어 폐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GM의 운명을 결정할 산업은행의 재무실사가 지난 12일부터 진행 중이다. 실사 결과 정부가 군산공장 재가동의 필요성을 인정하면 정상화될 수 있는 길이 열리지만 반대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지역 경제 및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주 재개되는 임단협에서 극적인 타결을 이끌어낼지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