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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발 봉침 사건, '정치 게이트'로 비화되나

‘미투 운동’이 전국을 블랙홀처럼 휩쓸고 있는 와중에 이제는 전주발 ‘봉침 사건’이 한바탕 회오리를 예고하는 듯하다. 더욱이 정치인 등 유력인사들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과 맞물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봉침 사건’은 ‘봉침 정치 게이트’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봉침 사건은 전주의 한 여성 목사가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며 수억 원 대 후원금을 가로채고, 전직 유력 정치인 등 남성들에게 무면허 봉침 시술을 놓고 거액을 받아냈다는 사건이다.





지난해 9월 공지영 작가의 폭로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해당 여목사는 허위 경력증명서로 장애인복지시설인 천사미소주간보호센터을 설립해 기부금과 후원금 명목으로 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입양아를 품에 안고 드러눕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있다.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은 최근 '전주 여목사 봉침사건' TF팀을 꾸려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북도당은 논평을 통해 “전주의 한 여성 목사는 전북 지역의 전·현직 국회의원 등 유력 정치인과 친분을 과시하며 장애인 단체 운영에 도움을 받아 집권여당의 정치권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집중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도당은 “집권당 정치권력과 관계를 맺고, 장애인을 이용해 사회복지 단체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의혹에 전국은 분노했지만, 여전히 수사 축소와 재판 지연으로 단죄하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공지영 작가는 지난 2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봉침이 처음에는 한 개인이 그냥 허가 없이 침을 놓고 돈 좀 받는 경우로 생각했지만 행정이 개입하고 정부 예산과 시민의 성금이 동원되는 등 문제의 종합 선물세트”라고 주장하며 ‘봉침 사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설상가상으로 전주시는 공지영 작가가 봉침 논란과 관련해 한 발언으로 시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공 작가를 고발하기로 함으로써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게 생겼다. 백순기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지영 작가의 인터뷰 내용 중 사실과 다르거나 전주시와 공직자, 시민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부분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국장은 “공 작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근 봉침사건 등으로 논란에 휩싸여 있는 천사미소주간보호센터를 전주시가 비호하고 있는 듯한 발언을 했다”면서 “이는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공지영 작가와 시민단체들의 끈질긴 추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봉침사건은 그간 진행돼 온 여러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꺼림직 한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공 작가의 말처럼 이번 사건에 정치인들이 끼고 행정이 개입하고 정부 예산과 시민의 성금이 동원되고, 특히 사회적으로 불우한 사람을 돕는 것처럼 포장돼 여 목사가 우상화되고 있다면 이는 예사로 넘어갈 일이 절대 아니다.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으로 수사가 덮어지거나 축소됐다는 의혹에 대해 이번 기회에 법의 잣대로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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