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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책 땜질 처방만으로는 안 된다

요즘 공기청정기와 마스크게 불티나게 팔리며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병원에는 호흡기·기관지염 등의 환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방독면이라도 쓰고 다녀야 할 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봄철에 황사까지 더해지면 미세먼지가 더 극성을 부릴 것인 데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무용지물일 정도의 위험수위다. 미세먼지 대응력을 사회적 재난 차원에서 키워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전북도가 ‘전북형 미세먼지 고농도(PM2.5) 비상저감조치’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내용을 보면 도지사는 당일 도내 미세먼지 전체 평균농도가 50㎍/㎥를 초과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의 예보가 ‘나쁨’ 이상인 36㎍/㎥를 초과하면 비상저감조치를 내리게 했다. 이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공장(60곳)과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은 조업을 단축해야 한다.





전주·익산시, 장수군이 운영하는 소각시설 3곳도 가동시간을 단축하고 소각량을 줄이도록 했다. 인구밀집지역과 도심의 도로 청소 횟수도 늘어난다. 어린이·노인 등 미세먼지에 취약한 계층에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임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문제는 도로 청소 수준으로 해결될 단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미세먼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는다.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운행, 광역·시내버스 공기청정기 장착 추진, 노후 경유차 폐차 등이 그렇다.





정부도 석탄화력발전소 5곳 가동 중단,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장 단속 등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발표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처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많다. 땜질 처방이 아닌 근본 대책이 절실하지만 정부 대책은 겉돌고만 있다. 미세먼지 문제는 ‘반짝 대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





미세먼지는 국민의 최대 관심사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정치권과 과학계가 시원한 답을 내기 힘든 것이 사실 미세먼지 분야다. 기준치 이하라도 노출이 지속되면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영유아 및 어린이 같은 건강 취약계층에는 더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2060년 한국의 대기오염 조기사망자가 5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미세먼지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이유다.





환경부가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했지만 환경기준이 높아진다고 공기의 질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대기오염 측정소 확대, 석탄화력발전 셧다운, 공기청정기 설치 등을 뛰어넘는 정책이 요구된다. 더구나 국내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유입된다는 사실도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중국에도 당당하게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과 관련 법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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