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임시국무회의에서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른바 ‘일자리 추경’안이다. 구조조정으로 고용사정이 나빠진 군산시 등 6개 지역의 위기극복 비용 1조원을 제외하면 2조9000억원이 청년일자리 지원 사업용 예산이다. 올해 본예산에서 청년 일자리 대책에 배정된 3조원과 맞먹는다. 지난달 발표한 청년일자리대책을 근간으로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과 창업을 독려하는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정부는 현재의 실업문제를 ‘국가 재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추경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보도자료의 맨 첫 줄에 ‘재난 수준의 고용위기 예상’이라는 문구를 올려놓았다. 그 정도로 청년일자리가 긴박한 건 맞다. 하지만 무턱대고 돈만 투입한다고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땜질 식 처방만 계속 하다가는 나중에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예산을 투입하는 다급한 사정은 이해가 가지만 면밀한 중장기 계획을 짜고 기업을 활성화시키는 일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재정 투입으로 일시적으로 창출한 일자리는 지속가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둬들인 세금만큼 민간 기업의 고용 여력이 줄어드는 역효과도 발생한다. 청년실업을 비롯,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공공 일자리는 당장 만들기는 쉬울지 모르지만 파급효과도 적고 결국엔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 정책 역량을 쏟아 부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9%로 2000년 통계 기준이 개편된 이후 가장 높았다. 체감실업률은 22.7%로, 청년 네 명 중 한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다. 앞으로 전망은 더 어둡다. 2021년까지 20대 중후반인 ‘에코 세대’ 39만 명이 취업 시장에 유입되지만 이들을 받아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필요한 분야에 돈을 쏟아 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이 더욱 시급한 과제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로는 ‘고용 없는 성장’을 극복하기 어렵다.
우리 경제는 중소기업이 전체 일자리의 88%를 맡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는 한 청년 실업 문제는 해결이 어렵다.
대기업의 고용 창출 능력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불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바로잡아 국내 고용의 대다수를 떠맡고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에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 일자리 정책의 기본 틀부터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는 얘기다. 보여주기 식 반짝 취업 대책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예산 조기집행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얼마나 일자리 창출에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과거 ‘정부 돈은 눈 먼 돈’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정부 예산집행에 구멍이 많았다는 의미다. 새 정부는 소중한 추경을 헛되게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집행 계획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사용 후 철저한 감사도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