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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실업률 18년만에 최고… 출구 안 보이는 취업난

일자리 창출을 최대 국정과제로 내세운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해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3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연초 성적이 영 시원치 않다. 3월 실업자 수가 125만7000명으로 석 달 연속 100만 명대를 기록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는 작년대비 11만 2000명, 실업자는 12만명 증가했다.





실업자 125만7000명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0년 3월 이후 18년만에 최대다. 취업자는 지난달 11만2000명 증가해 2월(10만4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10만 명대에 그쳤다.







세계 금융 위기 이 후 대다수 나라가 평균 실업률을 회복했지만 우리나라만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3개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5.78%로, 세계 금융 위기 이전인 2007년의 5.63%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유럽 재정 위기가 터진 2010년에 8.34%까지 치솟았다가 7년째 하락, 다시 5%대로 떨어졌다.





반면에 우리나라 실업률은 지난해 3.73%로 금융 위기 이전 수준(3.25%)을 훌쩍 넘어섰다. 2013년 이후 4년째 악화된 것이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OECD 회원국 전체에서 실업률이 악화된 국가는 한국과 칠레 2개국뿐이었다.







청년 실업률은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 15~24세 실업률은 지난해 10.3%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4년 처음으로 10%대에 올라선 이후 4년째 두 자릿수로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반해 OECD 회원국의 평균 청년실업률은 2010년 16.7%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2%까지 떨어졌다. 수년 동안 미동이 없는 실업률은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0년 동안 정부가 내놓은 범정부 청년 실업 대책은 21차례에 달한다. 최근 5년 동안 청년 일자리에 쓰인 돈도 10조원이 넘는다. 일부에서는 내수에 비해 수출 비중이 큰 경제 구조에서 원인을 찾지만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수출 주도 성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올인하고 있는데도 고용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만 있다.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소지가 크다. 한국GM 등의 구조조정으로 대량의 실업자가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고용위기 해결을 위해 작년에 이어 또다시 3조9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과 재직자들의 임금 및 처우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해법으로 일자리를 늘리기 어렵다는데 있다. 돈으로 고용절벽을 해소하겠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 정부는 공무원 증원 등 세금을 쏟아붓는 일자리 대책에만 골몰할 뿐 정작 일자리 창출의 원천인 기업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 일자리를 공급하는 사업주의 입장과 산업 전체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기업정책의 방향부터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고용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 내고, 기업 활력과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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