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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후보자 토론회 이제 그만하자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TV토론회가 본격 막이 올랐다. 그 첫 번째로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 토론회가 송하진·김춘진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 12일 전주MBC 공개홀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약 1시간30분 가량 지역 현안을 다룬 공통질문과 각 후보자의 공약을 바탕으로 한 개별질문, 후보자 간 집중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각 언론사에서 진행한 도지사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2위를 기록하는 후보들의 맞대결이라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기대했던 날선 공방은 이어지지 않았다. 제한된 시간의 영향 탓도 있었겠지만 전북 발전을 위한 정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새로운 내용보다는 그동안 각종 기자회견 등을 통해 언급한 주장과 지적만 되풀이 됐다.





김춘진 후보가 민선6기 도정 운영에 대한 지적을 쏟아내면 송하진 후보가 반박하는 식의 토론으로 시종일관했다. 미래 비전이나 깊이 있는 정책 대결보다 말싸움만 벌여 ‘알맹이 없는 토론회’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미디어 선거’의 꽃은 단연 TV토론이다.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 사람됨을 제대로 비교 평가할 수 있는 TV토론회가 없이는 온전한 선거를 치를 수 없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생업에 종사하기에 후보자들의 비전과 정책을 접하는 데 TV토론만큼 유용한 수단은 없다. 일방적으로 후보들의 메시지를 전달받을 뿐 그들의 민낯을 들여다볼 기회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 초청 TV토론회는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 등을 평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과거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면면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합동유세장에 직접 나가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당시 각 후보들은 합동유세장을 자신들의 세 과시 장으로 생각해 청중들을 동원하기도 했고 지지자들 간 과열로 인한 몸싸움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TV토론회는 이런 불편과 부작용을 없애고 유권자들이 편하게 집에서 후보자들을 비교 평가하기 쉽게 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벌이는 합동유세가 사라진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들을 비교해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 TV토론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거 토론회는 기대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천편일률적인 진행, 무의미한 공방, 밋밋하고 재미없는 토론, 다양한 토론 형식 부재 등 고질적인 병폐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백화점식으로 주제를 늘어놓는 TV토론은 ‘재방송’이라는 혹평을 벗어날 수 없었다. 원론적 질문에 돌아가면서 모범답안을 읽는 듯한 ‘토론쇼’라는 지적도 많았다.





TV토론회의 3대 성공 요소로 흔히 공정성, 유용성, 흥미성을 꼽는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진행,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시청자의 흥미와 관심을 잃지 않는 토론회를 뜻한다.





이제 우리 유권자들도 이런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TV토론회를 볼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형식 파괴’ 등 토론회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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