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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 또 이념논쟁에 휘둘리는가

교육감 선거가 또 다시 이념논쟁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 간 보수와 진보의 이념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전북교육감 선거에서의 이념 논쟁은 예비후보 등록 이전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말로는 탈이념을 내세우면서도 후보자 스스로 자신을 특정 이념 집단의 후보라 내세우는가 하면, 상대 후보를 이념의 틀 속에 가두려는 주장과 상대후보를 비방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전북지역 진보단체들이 오는 6월 치러질 교육감 선거에서 ‘민주진보교육감’ 후보를 추대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들은 6·13 지방선거에 나설 진보교육감 후보를 선정하기로 하고 추대위원회에 참여할 단체를 모으고 있다.





추대위는 조만간 참여 단체와 개인을 확정하고 단일 후보로 내세울 민주진보교육감을 선정하는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추대위는 원칙적으로 진보적 교육정책에 동의하는 모든 후보에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김승환 현 교육감도 후보군에 포함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 2번의 전북교육감 선거에서 모두 지지 후보를 당선시켰을 정도로 영향력을 보여줬던 만큼 선거판을 흔들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진보단체들의 교육감 후보 추대 방식을 둘러싸고 설전이 난무하고 있다.





한 후보는 “현직 교육감을 또다시 추대하는 게 상식에 맞는 일이냐”며 “도민 의사를 무시하고 보수 후보의 당선을 막겠다는 단 하나의 논리 외에 아무것도 없는 무책임한 진보후보 추대를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다른 후보 측도 “사실상 김 교육감으로 정해놓고 가는 것 아니냐”며 “진보단체들이 교육감 선거에 개입해 선거를 진보 대 보수로 편 가르기 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반면, “교육감 선거에서는 이념·진영 논리를 떠나 교육의 본질적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를 뽑아야 한다”거나, “교육은 정치논리가 아닌 교육적 측면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진보와 보수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후보도 있다.





추대위나 후보들의 행태를 보면 교육감 선거가 마치 특정인들의 전유물로 ‘그들만의 리그’나 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실제 과거 교육감 선거를 보면 그런 느낌을 갖기에 충분한 상황들이 연출됐던 걸 부인하기 힘들다. 교육감으로 누가 뽑히느냐에 따라 전북교육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후보 간 공과와 정책을 놓고 상호토론 등을 통해 검증을 받기보다 보수와 진보성향으로 나뉘어 정치판 싸움으로 이끌려는 것은 당치않은 일이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자기규정들은 실상은 낡은 정치권의 진영논리에 오염된 현상에 다를 바 없다. 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열되고 있는 정치권의 이념논쟁 기류에 기대어 표를 얻겠다는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





교육감 선거가 이렇게 흘러가선 안 된다. 내용 없는 이념 논쟁으로 교육 소비자들을 혼란케 하는 행우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





교육감 후보들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특수성과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과거 교육감 직선제가 존폐위기에 직면했던 배경을 되새겨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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