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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노사 급한 불은 껐지만 군산공장은 버렸다

한국GM 노사가 임단협에 합의하며 법정관리에 들어갈 위기를 넘겼지만 군산공장 정상화는 결국 물거품이 됐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23일 수차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한 끝에 임단협 교섭에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교섭에서도 군산공장 문제는 제외됐다. 노조 또한 희망퇴직 등을 떠안게 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희망퇴직’은 사실상 ‘정리해고’를 의미한다. 군산공장에선 이미 지난 3월 2500명이 희망퇴직을 했다.





이날 합의를 두고 일각에서는 ‘군산공장은 버리고 근로자들만 살렸다’며 전략적 선택을 한 노사를 두고 ‘책임회피’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극적인 합의가 이뤄져 법정관리라는 파국은 피했어도 앞으로 군산공장이 재가동될 확률은 ‘제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사 양측은 핵심 쟁점이던 군산공장 근로자의 고용 보장 문제에 대해 밤샘 논의 끝에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희망퇴직 후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에 대해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시행하고, 무급휴직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희망퇴직 시행 이후 잔류 인원에 대해서는 희망퇴직 종료 시점에 노사가 별도 합의할 계획이다.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금 동결 및 성과급 미지급에 합의했으며, 일부 복리후생 항목에서 비용을 절감하기로 뜻을 모았다.





극적인 노사 합의로 파국을 피했지만 한국GM이 정상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제 겨우 한 고비를 넘겼을 뿐이다. 자금 지원과 신차 배정 등을 놓고 GM 본사와 산업은행, 한국 정부 간의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자금 지원을 둘러싼 협상이 남아 있으니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M본사는 최근 몇 년 수익성 낮은 시장에서는 가차 없이 철수했다. 지난 2013년부터 유럽 철수, 인도와 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과 러시아의 계열사 매각을 단행했다. 특히 GM은 호주 정부에서 10년 넘게 15억 7천만 달러를 받았지만 결국 수익구조가 망가지자 2013년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당시 호주 정부와 지원책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GM 측이 현지 사업 존속을 강하게 시사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우리 상황과 비슷하다 할 수도 있다.





어떤 식이든 자금 지원을 하게 되면 결국 또 국민세금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다국적 기업의 먹튀를 방조하는 셈이 되고 부실기업에 또 세금만 쏟아 부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당장 급하다고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면 언제라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





노조는 25일과 26일, 이번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가 비용 절감의 희생을 떠안은 만큼 이젠 GM 본사가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한국GM 부실의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래도 GM 본사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 본사는 한국에서 사업을 오래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정부의 지원 여부도 이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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