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대한방직 부지 개발 성급함이 화를 부른다

대한방직 전주공장의 부지 활용문제는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문제와 함께 전주시의 최대 현안이자 관심거리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부동산 개발업체인 (주)자광이 공장 부지를 1980억원에 매입하면서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매입과 동시 이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해 대형타워와 컨벤션센터 등 대규모 복합단지를 짓겠다는 청사진까지 내놨다.





(주)자광은 지난달 30일 ‘143층 익스트림타워 복합개발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겸한 설명회를 열고 세부 개발계획을 공개했다. ㈜자광은 일명 ‘빌바오 효과’ 표방하며 전주를 새만금과 연계한 관광도시의 메카로 만들어 연간 2조 원의 지역경제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쇠퇴해가던 스페인의 지방공업도시 빌바오는 1997년 문화시설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해 매년 1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방문, 매년 2조 원이 넘는 경제 효과를 이뤄내면서 랜드마크 건축물의 경제적 효과를 나타내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자광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한방직 부지에 143층 타워와 350실 규모의 특급호텔, 백화점을 비롯한 관광쇼핑시설 등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3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 건설도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3만여 평의 생태형 미디어파크, 3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시설을 지어 전주시에 기부채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광은 이번 개발을 통해 전주를 세계 최고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곁들였다.





한옥마을 연간 관광객 1000만 시대를 맞아 쇼핑몰이나 컨벤션센터 등 변변한 상업시설 하나 없는 전주시 입장에서는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면 그야말로 대단한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경제규모도 취약하고 인구 60여만에 불과한 중소도시에서 과연 143층이라는 초대형 시설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잠시 뒤로 하자. 어쨌든 자광의 계획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전주 도시 전체 구도가 변화될 프로젝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기업인들의 속은 더욱 알 수가 없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자광이 겉으론 대형타워 건설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아파트 건설로 수익을 챙길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곳은 오래 전부터 아파트 건설 최적지로 평가받아 왔다. 민간기업이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 시 사전에 인허가 기관인 행정기관과 충분하게 협의한 후 신중하게 발표를 하는데 이번 자광의 사업발표는 매우 이례적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개발계획을 전격 공론화 한 업체의 진정성도 석연치가 않다. 선거 분위기를 틈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거창한 애드벌룬을 띄워 인·허가권을 가진 전주시와 전북도에 무형의 압박을 가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자광의 모기업으로 알려진 자광건설의 연간 매출이 수백 억 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총 2조 5000억 원에 대한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대한방직 부지는 전주시민들에게는 의미가 각별한 곳이며, 개발 방향에 따라 전주시의 미래 도시 향배가 뒤바뀔 수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단꿈에 취해 조급할 필요가 전혀 없다. 시민과 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개발을 해도 전혀 늦지 않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