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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촌지' 때문에 휴교라니

스승의 날인 15일 전북지역에서는 총 165개 학교가 재량으로 휴교했다고 한다. 학교 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110개교로 가장 많고 중학교 38개교, 고등학교 17개교 등이다.





교사들에게는 교직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하고, 학교 밖에서는 교권 존중의 사회적 인식을 드높이기 위해 제정된 스승의 날에 굳게 닫힌 교문을 떠올려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착잡하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는 한 고등학교 교사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교직생활 17년차라는 그는 “스승의 날은 교사에게 참으로 힘든 날”이라며 “1년에 단 하루,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내미는 꽃 한 송이, 편지 한 통을 받아도 죄가 되는 세상이라니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교사·학부모·학생 모두에게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된 스승의 날이 차라리 없으면 속 편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스승의 날 폐지’를 주장하는 글에 1만900명 이상의 추천이 올라가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달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스승의 날 카네이션 논란’에 대해 “(학생 대표가 아닌) 학생 개개인의 카네이션 선물은 한 송이라도 원칙적으로 청탁금지법에 위배된다”며 “촌지(寸志)가 적으면 촌지가 아니고, 많으면 촌지인가. 촌지는 단돈 1000원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스승을 촌지에 환장한 잠재적 범죄자로 묘사했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승의 날 폐지를 촉구 글을 올린 한 현직교사는 “김영란법 이후 스승의 날만 되면 마치 교사가 잠재적 범죄자처럼 조명되는데 차라리 그 하루가 고통스럽지 않게 스승의 날을 폐지했으면 좋겠다”고 썼다.





또 다른 교사도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사 가운데 누가 그 꽃을 받고 싶다고 했나. 왜 교사의 자존감을 이렇게 짓밟는가”라고 적었다.





매년 스승의 날이 돌아올 때마다 ‘촌지’ 문제가 부각되면서 교권이 추락하는 것을 목격해왔던 교육계가 아예 휴교 조처를 내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스승의 날에 학교 문을 닫아거는 것이 합리적이거나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치지는 않는다.





촌지 등의 부작용이 있다면 그것을 최소화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스승의 날 본연의 취지를 살리고 사제(師弟)의 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행사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진지하게 논의한 뒤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도 있었다고 본다.





스승의 날을 방학 중인 2월 등으로 옮기자는 주장도 크게 보면 편의주의 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교육의 중심축은 교사들이다.





교사들이 자신들의 생일이자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스승의 날을 이런 저런 이유로 피해가서는 안된다. 교사들이 앞장서서 거듭 이날의 본뜻을 되새기고 교육과 교권의 중요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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