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동안의 박정희 장기 독재 시대가 끝나고 다시 정당성이 없는 신군부가 등장했다. 그들은 광주로 진입했다. 정권의 희생제물을 찾으려는 작전세력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계엄군이라는 탈을 쓰고 총과 장검과 곤봉을 휘둘러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제압하기 시작했다. 광주 5.18은 그러한 역사적 사건이다.
온 대지가 신록으로 뒤덮인 5월에는 유독 행사나 축제가 많다. 전국 어디를 가나 행사·축제가 발에 치일 정도다. 본래 행사나 축제는 흥과 멋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흥이나 멋과는 거리가 먼 행사도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리는 행사가 그렇다. ‘기념’이라기보다는 ‘추모’하는 자리이다. 5.18 상흔이 아직도 선연하기에 우리에게 찬란한 5월은 쇳덩이 같은 무거움이 짓누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아 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광주 5개구에서는 총 31개 기념행사(역사기행·영화제·독서발표회 등)가 펼쳐진다. 슬로건은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이다.
무거운 시대가 걷히면서 1980년 5월의 광주를 기억하는 영화들이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주제로 한 최초의 극장용 다큐멘터리 ‘5·18 힌츠페터 스토리’가 17일 개봉을 앞두고 최근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5·18 힌츠페터 스토리’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처음으로 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취재 뒷이야기를 그렸다. ‘택시운전사’에도 등장해 큰 화제가 됐던 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가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현장을 생생히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가 생전에 공개하지 않았던 광주의 참혹한 진상을 담은 미공개 필름과 세 번이나 광주에 잠입해 취재할 수 있었던 이야기 등이 공개된다. 광주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군부에게 맞서 싸우는 모습은 그날의 처절했던 광주의 현장을 짐작하게 한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추모곡과 동명인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이 뒤바꿔놓은 한 인간의 삶을 담아냈다. 영화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시간을 1980년에 한정하지 않고 현대와 과거를 오가며 개인의 삶을 무참히 짓밟았던 국가 폭력을 고발한다.
전북에서도 18일부터 사흘 동안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5·18 전북영화제’가 열린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작과 폐막작을 포함해 모두 6편이 상영된다.
남북관계가 급 해빙기를 맞이하며 숨 가쁘게 변화에의 길로 가는 중이다. 그러나 이 땅에는 아직도 5·18을 드러내놓지 못한 상처받은 영혼들이 부지기수다. 피해자들에게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비극은 여전히 유효하며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그 상처를 돌아봐야 한다.
이 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이자 현재진행형인 역사,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다. 우리가 이것을 잊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5·18을 이야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