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두 번째 추경안이 지난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청년실업 해소와 거제 군산 등 고용위기지역 지원 명목으로 지난달 6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46일 만이다. 규모는 3조8317억원에 이른다. 이중 전북에 배분될 예산은 1063억원으로 파악된다.
이번 추경에 반영된 국가예산사업은 자동차 부품기업 위기극복 지원 등 17개 신규 사업과 새만금 동서·남북도로 건설 등 7개 기존사업 등 24개이다.
특히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극복하기 위한 당장의 급한 불끄기 예산이 눈에 띄게 반영됐다. 이로써 파탄 직전인 군산 경제 살리기에 다소나마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부가 행정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신속 집행을 예고한 만큼 도는 의회와 협심해 추경 집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이렇게 집행 시기를 서두르는 이유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실업률 탓이다. 지금 우리나라 고용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이 3개월째 10만 명대에 머물고 있다.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고용 쇼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연간 취업자 수 증가 목표치(32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실업자 수는 4개월 연속 100만 명을 웃돌고 있다. 일을 할 의지가 있음에도 일자리가 부족해 구직을 단념하는 숫자도 지난달 46만 명에 달했다.
이 수치는 현행 통계기준이 확립된 2014년 이후 가장 높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신규인력 채용기업 재정지원 등 그동안 정부가 온갖 대책을 내놨지만 고용시장에는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이번 추경에 ‘청년 일자리 추경’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런 고용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전체 추경의 75%가 일자리 창출용으로 짜였다. 그 추경이 국회에서 한 달 반이나 묶여 있었던 만큼 정부로서는 하루가 아쉬운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청년실업의 경우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화하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보다 원천적인 해법 없이 아르바이트비나 교통비 등으로 세금을 뿌리는 게 얼마나 지속적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가 긴급 자금을 방출한다고 해서 고용여건이 짧은 기간 내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일자리 창출은 우리나라 전체 경제 활성화와 맞물려 있는 것이어서 인위적 양산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추경예산 집행이 일시적으로 고용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재정 투입에 의존한 일자리 창출은 근본 해법이 아닌 한시적 고육지책일 뿐이다.
그럼에도 재난 수준의 고용 쇼크가 석 달째 이어지는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고려해 청년 일자리 추경이 신속히 집행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단기적인 일자리 확충에 연연하기보다는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업 지원을 강화하고, 혁신산업을 육성하는 등 산업구조 개편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체질이 바뀌어야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 일자리 정책의 방향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경제는 현실이다. 현실에서 인정하지 않는 경제 정책은 뜬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