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전북혁신역 신설 문제를 둘러싼 전북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이 한마디로 가관이다. 정당 간 다툼을 넘어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질까 심히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언제부터 이들이 KTX혁신역 신설에 대해 그토록 뜨거운 관심을 가졌던가. 선거판에서 승리를 위해서는 적군도 아군도, 양심도 체면도 없는 게 정치인들이라지만 KTX혁신역 신설을 놓고 벌이는 행태는 낯 뜨겁기 짝이 없다.
한마디로 KTX혁신역은 다가올 지방선거를 앞두고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정치인들의 맛깔스런 사냥감으로 점 찍힌 모양새다.
직접 이해당사자인 익산갑·을 지역 국회의원들은 정치 생명까지 거론하며 양측을 압박하는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감정다툼이 극에 달하는 형국이다.
민주평화당 익산지역 지방선거 후보들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혁신역 신설 용역이 현실화되자 삭발투쟁까지 감행하며 반대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들은 KTX역 추가 건설에 따른 익산 KTX 역 공동화 및 지역경제 침체를 우려하면서 혁신역사 신설은 절대 안 된다는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27일 발주된 혁신역 신설을 위한 사전타당성 용역을 바라보는 양당의 인식차는 뚜렷하다. 민평당은 KTX전북혁신역 신설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만큼 결사항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사전타당성 조사용역비는 작년에 이미 책정돼 있던 예산에 불과하고 현실 가능성 자체가 없는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익산 정치권을 대표하는 민주당 이춘석 의원과 평화당 조배숙 의원은 KTX혁신역 신설 문제를 두고 격한 성명을 주고받는 등 난타전을 펼치고 있다.
이 의원은 “정헌율 후보 한 명을 구하기 위한 민평당의 행태가 전북과 익산 전체를 갈등과 분열의 도가니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KTX 전북혁신도시역 신설은 익산의 소중한 자산이자 심장인 KTX 익산역을 죽이는 길이며 익산을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맞서고 있다.
전북 혁신도시 인근에 KTX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호남고속철이 통과하는 김제 부용역이 줄곧 거론됐다. 이곳에 혁신역을 신설하면 기존 철도 노선을 변경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용을 적게 들여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고, 전주, 김제, 익산, 완주, 군산 등 5개 시·군 접경지에 있어 새만금과 혁신도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익산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은 익산 발전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며 극구 반대하는 입장이다. 익산시 입장으로 볼 때는 당연한 주장일 수 있다. 그러나 KTX혁신역 신설 문제에 대해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를 떠나 전북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냉정히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결코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사사로운 이해관계나 선거에 승리하기 위한 도구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전북 경제는 현재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대우 군산공장의 폐쇄로 만신창이가 되어 가고 있다. 어떤 것이 전북의 상생 발전에 도움이 될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