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버스를 둘러싼 잡음은 이제 신물이 날 지경이다.
시내버스는 ‘공익’을 담보로 하면서 ‘시민의 발’이라고들 하지만 이는 허울 좋은 얘기일 뿐이다. 마치 징징거리는 어린애 마냥 허구한 날 적자타령을 일삼으며 툭 하면 보조금 더 내놓으라고 으름장이다.
시민의 세금이 자신들의 쌈짓돈쯤으로나 알고 있는 모양이다. 해를 거르지 않다시피 한 파업에다 잦은 결행, 운행거리 조작을 통한 요금 뻥튀기, 사주 횡령 등 전주시내버스와 업계는 내우외환이 차고 넘치고 있다. 그렇다고 서비스 질이 좋은 것도 아니고 버스 환경도 최악이다.
전주시가 지난 3월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인 전주시내버스업체에 보조금을 한꺼번에 ‘가불’ 형태로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민회는 지난 20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임과 횡령 등에 연루된 제일여객에 지난 3월 보조금 10억 원을 가불해 지급한 담당 국장을 징계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해당 회사의 시내버스 면허를 환수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후속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회는 “해당 회사 사주는 전주시청에 드나들며 담당 공무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왔다”면서 “이런 가운데 편법을 동원해 해당 업체를 두둔한 전주시 시내버스 행정에 대해 유착의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이라고 문제 삼았다. 이는 보조금을 받은 제일·성진여객이 최근 배임과 횡령,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임에도 1년 치 보조금을 한꺼번에 지급한 전주시의 행정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 사주와 그의 아들, 이사 등은 오는 29일 전주지법에서 1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방보조금 관리 조례에는 보조금은 월별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이미 다른 회사에도 같은 방식으로 지급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체할 수단을 마련하지 않고 면허를 취소하게 되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가장 먼저 큰 불편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성진·제일여객은 각각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빚이 회사 재산보다 100억이나 많은 부실기업으로, 수 십억 원에 이르는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아는 당시 전주시 담당 국장은 2016년 제일여객의 사주가 또 다른 부실기업인 성진여객을 인수하도록 도왔다.
힘없는 일반 사업체들은 언감생심 상상하기 꿈도 못 꿀 일들이 버스업체에게는 버젓이 통하고 있다. 언제부터 그렇게 시민들의 입장을 헤아려 왔다는 것인지 “면허를 취소하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는 시 관계자의 말에 실소를 금할 길 없다. 버스업체들 앞에서 만큼은 한 없이 약해지는 행정기관의 지난날 행태를 이해할 길 없다.
법과 규칙은 공평성과 투명성이 전제될 때 신뢰를 얻는 법이다. 문제가 있다면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업체들의 입장만을 대변하다보니 전주시내버스 업계가 오늘날 이 지경이 되도록 망가진 것이다. 문제 업체의 면허를 환수해야 한다면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