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 510개, 비닐봉투 420개, 포장용 플라스틱 62㎏.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연간 배출하는 재활용 쓰레기양이다.
일회용 컵은 전국에서 한 해 260억 개가 쌓인다. 1인당 비닐봉투 사용은 환경선진국이라는 핀란드의 100배에 달하고,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은 세계 2위다. 부끄럽게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은 수백 년 동안 분해되지 않고 쓰레기로 남는다.
지난 4월 중국의 수입금지 조처로 촉발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한국 사회가 그간 재활용 쓰레기를 얼마나 과도하게 배출했는지 잘 보여준다. 과다포장 관행, 일회용품 과다사용 문화에 길들여진 채 분리배출만 하면 자원으로 재생될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과 규제완화가 겹치면서 한국의 비닐·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최고수준에 달했다.
일회용품 규제는 이미 지난 1994년부터 시행됐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에 의해 테이크아웃을 원하는 고객에게만 일회용 컵을 제공할 수 있으며 영업점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매장면적에 따라 단계적으로 5만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과태료를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를 지키는 매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단속과 적발은 미미한 수준이고 소비자와 커피전문점 운영자들은 이 같은 규정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정부와 시민단체 주도로 민간에서 환경오염 예방을 위한 크고 작은 대안을 마련하는 움직임은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제과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및 환경운동연합이 환경부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전북도내 자치단체들도 사무실에서 종이컵과 같은 일회용품 사용 등을 금지, 사무여건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고 한다. 전북도는 지난 7일 “도청은 물론 출연기관, 각 시·군 등이 일회용품 줄이기를 실천하기로 했다”면서 “이들 기관은 이달부터 일회용품 일괄 구매를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공공기관은 각종 회의나 업무에 필요한 소모품 중 플라스틱, 종이컵 등 일회용품 대신 머그잔이나 텀블러 사용 등을 권장하기로 했다.
구내매점을 이용할 때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또는 빈 상자를 사용하고 비가 올 때 우산 비닐 커버 대신 우산 빗물제거기를 설치하는 등 일회용 비닐사용을 적극적으로 억제할 계획이라며 도민 모두가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며 친환경 소비문화 실천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가 무심코 일회용 컵이나 비닐봉지를 쓰며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이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등은 야금야금 공기와 흙, 물을 오염시키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과 규제만으로 플라스틱 남용을 줄일 수는 없다.
이참에 우리 일상의 소비 습관들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각 직장과 가정에서도 우선 종이컵과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는 작은 실천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겉보기에 번듯한 포장과 편리한 일회용품은 인류의 적임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