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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상생'의 대안을 찾자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은 ‘양날의 검’과 같다. 당장 소득이 늘어나기 때문에 늘어난 소득으로 내수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고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흡수하려 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견해는 제각각이고, 매년 인상폭을 둘러싸고 노사 간 첨예한 입장차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3일 밤을 새웠다. 결국 14일 새벽이 돼서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올렸다. 시간당 8천350원이다. 이번에 의결된 최저임금은 8월 5일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노사가 모두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가장 불만을 나타내는 쪽은 소상공인들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즉각 성명을 내 “정당성을 상실한 일방적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내년 최저임금과 관계없이 소상공인 사업장의 사용주와 근로자 간 자율협약을 추진하겠다”고 사실상 불복종을 선언했다. 편의점가맹점주들은 인건비 인상 등을 고려해 월 하루 공동휴업을 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심야할증·카드 결제 거부 등 구체적인 향후 계획까지 내놓았다.





그 후폭풍과 파장이 어디까지일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노동계도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근로자들에게는 분명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시급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영세 규모 자영업자들의 경우 생산성은 동일한데 인건비가 상승해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인건비가 부담되는 사용자들이 고용 인원을 줄이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곧 실업률의 증가와 소비의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매년 상승하는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고용주들이 직원 대신 기계를 ‘채용’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인건비 상승에 따른 무인 자동화 시스템 확산이 오히려 실업과 연계될 것이라는 예측은 아직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하지만 시급 10.9%가 상승하는 것이 단순히 임금이 오른다는 것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는 점, 더욱 큰 시각에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변화들을 불러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가 할 일은 두 가지다. 우선 대기업과 하청기업,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불공정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





최저임금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협력업체의 이익이 대기업으로 빨려가는 나쁜 관행을 바로잡지 못하면 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을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주도 성장을 견인하기는커녕 ‘을과 을’의 전쟁만 초래할 뿐이다.





정부는 고용불안과 소비·투자위축 등 최저임금으로 빚어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깊게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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