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세먼지의 허락을 받아야 외출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면 주말 외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말한다.
악취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더욱 고통스럽다. 코를 막고 생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독면을 쓰고 다닐 수도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매년 무더위가 시작되면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악취와의 전쟁으로 골치를 썩는다. 찜통더위에 가뜩이나 짜증이 나는데 원인 모를 악취까지 더해져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악취는 직접 후각으로 느끼는 감각 오염이기에 건강에 미치는 심리적·정신적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전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전주시에는 가축분뇨와 퇴비냄새 등으로 추정되는 악취발생 신고가 전주시내 곳곳에서 신고됐다. 시가 자체 조사한 결과 지역별 악취 유형은 중화산동과 인후동, 장동, 혁신동 등은 가축분뇨 냄새, 음폐수 악취는 효자동과 삼천동 등 삼천변, 평화동과 서신동은 하수구와 분뇨, 덕진동과 송천동 에코시티는 가축분뇨와 퇴비 냄새 등이다. 지난달부터 전주시에 접수된 악취관련 민원이 37건에 이른다고 한다.
익산시의 경우 해마다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익산시청 홈페이지에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악취 민원이 50건에 달할 정도로 시민들이 악취로 고통 받고 있다. 악취는 영등·부송동 등의 시내권 주거밀집지역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남중동과 동산동, 모현동 등 주거지역 전반에서 악취로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 시내권 주거지역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주거지역과 공단, 환경기초시설이 붙어있는 도시계획이 잘못된 것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부송동 및 영등동 주민들은 최근 악취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민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 글에 올리기도 했다. 계속된 악취 민원 제기에도 행정의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청원 글을 게재하게 된 것이다. 부송·영등동 일대는 공단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함께 축산 악취까지 더해져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악취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 집회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익산시는 매년 발생하는 악취의 진원지를 밝히고자 2016년 8월부터 1년간 악취 정보를 수집해 ‘악취지도’를 제작했지만 진원지를 짚어내지는 못했다. 악취신고 애플리케이션(APP)인 ‘악취3355’를 통해 주민들로부터 3천여 건이 넘는 악취 발생지점과 냄새 종류 등 방대한 자료가 구축됐지만 벽에 부딪혔다. 악취유발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가스 성분 등 정보가 없어 악취지도가 가리키는 진원지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던 탓이다.
악취, 먼지, 소음 등은 가장 기본적인 환경 민원이다. 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고비용의 다른 주거 환경 정책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악취 저감을 위한 사업장 노력과 별개로 이제는 선진적인 악취관리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쾌적한 환경은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할 소중한 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