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흔들기가 가히 ‘목불인견(目不忍見)’ 수준이다. 그 중심엔 일부 보수 정치권과 중앙 언론이 있다.
국내 정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바지만, 국내 일부 언론의 천박하고 비열한 수준도 정치권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이들 언론에게 ‘정론직필(正論直筆)’이란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자신들의 이해와 관계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기득권 세력들과의 작당을 서슴지 않는 속물 그 자체다.
한국의 언론이 전 세계에서 가장 후진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다 알려진 바다. ‘칼’보다 무서운 게 ‘펜’이라는 데, 여기서의 펜이란 옳 곧고 정직한 의미의 펜이다. 저들에게 주어진 펜은 마치 피아 구분 없이 휘두르는 살상 무기와 같다. 저들은 법 위에서 춤추기를 식은 죽 먹듯 한다. 저들에게 국가와 국민은 애초부터 안중에 없다. 오르지 자신들의 헛된 욕망과 화수분 같은 탐욕뿐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향한 속칭 ‘공포 마케팅’이 단적인 예다. 일부 특정 언론들은 ‘전주 이전 리스크’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와 서울사무소 설치는 물론 기금운용투자에 대한 모든 결정을 민간운용사에 일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른바 기금운용본부를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관으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논조다.
국회 김광수(민주평화당·전주시갑) 의원이 국민연금공단과 관련한 중앙발 ‘전주 리스크’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 국민연금 전주리스크 운운하고 있는데 사실상 ‘삼성리스크’”라고 주장한 것은 매우 합당한 지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 25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 ‘논두렁 본부·전주 이전 리스크·국민연금 패싱’ 등 자극적인 언사를 동원해 전주 이전을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정농단 1호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긴 문형표 전 이사장의 구속,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검찰조사 등을 겪으며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크게 훼손됐다. 정작 ‘삼성리스크’는 온데간데 없고 지방이전이 모든 문제의 근원인양 떠넘기는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국민들에게 주목과 지탄을 받게 된 계기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정에서 삼성 경영권 승계지원을 위해 삼성 사금고(私金庫)로 전락한 사건이었으며, 최 정점에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635조원을 운용하는 세계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과 거래가 성사될 경우 적게는 수 백 억, 많게는 수조원에 달하는 이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작 한두 시간 더 소요된다는 이유로 전주 방문을 건너뛴다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고 되물었다.
기금운용본부 수도권 재 이전에 핏대를 올리고 있는 일부 언론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 얼마나 부당하게 진행됐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터이다. 이들 언론들은 두 기업이 초법적인 행태로 합병할 당시 철저한 방관자로 직무를 유기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기금운용본부가 지방에 있으면 안 된다고? 참으로 ‘인면수심(人面獸心)’이요. 양심도 윤리도 깡그리 내던진 ‘철면피’가 따로 없다. ‘팬’ 대신 차라리 ‘칼’을 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