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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폭력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병원 응급실 폭력 근절에 관한 문제는 해묵은 과제다. 생명을 다루는 응급실의 의료진이 폭행당하는 일이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 폭행을 당하는 의료인뿐 아니라 위급하게 응급실을 찾은 다른 환자들의 생명에도 위협이 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의료계가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관련법 개정안도 발의됐지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응급실 의료진을 폭행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사람은 2013년 152명에서 지난해는 477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대한응급의학회 실태조사 결과 응급실에서 월 평균 1회 폭행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응급의료인의 97%가 폭언을 들었고, 63%는 폭행을 경험했다. 55%는 근무 중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한다.





전북 도내에서는 지난달 29일 술에 취한 10대 여성이 응급실에서 간호사 2명을 손으로 수차례 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앞선 7월 초에는 익산의 한 병원 응급센터장이 술을 마신 환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져 해당 의사는 코뼈가 골절되고 뇌진탕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일선 의료관계자들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환자의 의사 상해 사건은 일반인들의 상상 이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고하거나 고소하지 않은 사건을 고려하면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폭언이나 폭행 사건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중소 병원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청원경찰이나 사설경비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는 대형 병원의 경우 의사들이 환자의 폭력과 폭언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를 받으며 진료를 할 수 있으나, 재정이 열악한 중소 병원의 경우는 폭력과 폭언으로부터 거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응급실은 말 그대로 다급한 상태의 환자들이 찾는 곳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생명이 촌각을 다툴 수도 있다. 환자 진단과 치료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긴박한 상황에서, 그것도 심야에 술에 취해 폭력을 행사하고 응급실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의료인에게 직접 피해를 줄 뿐 아니라 환자들의 안전도 위태롭게 한다.





의료인 폭행 등으로 진료 행위를 방해한 사람에게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 폭력 행위보다 처벌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피의자인 의료기관의 고발이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은 지역사회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고 쉬쉬하고 넘어가기 일쑤다.





의료인 폭행 사건은 의료인과 환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다른 응급 환자들의 생명을 빼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고 치료하는 신성한 병원에서 의료인들을 폭행하고 협박하는 것은 무슨 이유로도 용납돼선 안 된다. 게다가 긴급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 최 일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응급실에서의 의료인 폭행은 있을 수 없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응급실 폭행은 생명이 달린 문제이니만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엄하게 다스려 응급실뿐 아니라 의료기관 내 폭행이 사회적으로 용인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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