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장이나 임원에 대한 낙하산 인사는 적폐 가운데 적폐로 지금도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선거캠프 인사나 퇴직 공무원을 배려하기 위해 전리품 챙기듯 산하기관을 유린해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정권이나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폐해가 거듭 제기됐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한국병’이다.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장에 대한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도입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단체장이 산하 기관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부적합한 인사나 정실·보은 인사, 퇴직 관료 위주 인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의회 중 11곳에서 인사청문제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도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전북도의회는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정·관가 안팎에서 ‘정실인사’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014년 조례 제정을 통해 도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을 촉구해왔다. 검증 대상은 개방형 공직자와 산하기관 기관장 등이다.
하지만 전북도측은 “인사권은 도지사 고유권한”이라며 법정소송으로 맞서왔다. 현행 법률은 인사청문제도가 단체장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11개 시·도는 인사 청문회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것은 법적 근거는 없지만 집행부와 의회가 서로 합의한 결과다.
전북도의회는 최근 각 상임위 여론을 수렴한 결과 도청 고위직 인사 청문회 도입을 다시 추진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 임시회 안에 결론 맺으려 한다는 게 도의회 입장이다. 시민단체들도 이에 적극 동조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전북도는 산하 공공기관장을 임용할 때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참여자치는 “공공기관장과 임원은 도덕성과 업무수행능력, 전문성 등 자질과 능력이 입증된 인사가 중용돼야 마땅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이런 검증절차가 없는 탓에 (산하 공공기관장 임용을 둘러싸고) 자치단체장의 낙하산 인사나 퇴직공무원의 회전문 인사라는 불필요한 논란과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지방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등을 설립 운영하고 있는데 낙하산이나 퇴직공무원 인사 등 불필요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도 인사청문회 도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자치단체 산하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의 경영 혁신이 제대로 안 된 것은 인사에 ‘관피아’와 ‘낙하산’이 만연한 요인이 크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기존 검증 방식으로는 공공기관장 후보의 능력과 전문성 등에 대한 검증이 부실한 게 사실이다.
관건은 역시 실행이다. 지방의회 인사청문제에 대한 법률이 아직 미비해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자차단체와 의회 간 협약 등을 통해 얼마든지 도입할 수 있다.
인사권을 쥔 단체장의 결단에 달렸다. 도입을 무작정 서두른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계속 늦출 이유도 없다. 전북도는 인사청문회 도입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