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인구의 절벽현상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여러 시·군이 인구 감소로 인해 소멸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자꾸 도회지로 떠나면서 농촌에서는 이미 갓난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 지방의 40% 정도가 이미 붕괴되고 있다고 진단한 보고서가 실감난다. 저출산·고령화에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바로 주범이다.
전국 시군구 10곳 중 4곳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로 지역이 소멸할 위험에 처해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브리프 7월호에 수록된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2013년 75개(32.9%)에서 2018년에는 89개(39%)로 증가했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인구 수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로 나눈 값이다. 가임여성인구 수가 고령자 수의 절반이 안 되는 지역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탓에 공동체가 붕괴돼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이라고 정의했다.
전북지역 역시 14개 시·군 가운데 10곳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로 소멸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의 소멸위험지수는 지난 2013년 0.72에서 2014년 0.68, 2015년 0.51, 2016년 0.63, 2017년 0.60, 2018년 0.58로 해마다 위험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북지역은 전국적으로 소멸 위험성이 가장 높은 지방 중 하나로 지목됐다. 전남지역(0.47)이 사상 처음으로 소멸위험 단계에 들어섰고 전북과 강원(0.58)이 나란히 뒤를 이었다.
시·군별 소멸위험지수는 임실군이 0.225로 가장 낮았으며, 무주군 0.231, 장수군 0.234, 진안군 0.236, 고창군 0.242, 부안군 0.259, 순창군 0.263, 김제시 0.284, 남원시 0.341, 정읍시 0.353, 완주군 0.509, 익산시 0.672, 군산시 0.678, 전주시 0.988 등이다. 조선과 자동차 등 기간산업이 무너지고 있는 군산과 익산은 그 하락세가 한층 더 가팔랐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 문제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맞물려 있다.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저출산은 국가의 명운이 달린 절체절명의 과제다.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없이는 인구절벽을 피해가기 어렵다.
물론,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은 단칼로 베듯이 할 수는 없다. 분야별로 상호 영향력을 따져 선순환 구조로 작용하도록 흐름을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질 높은 일자리 창출로부터 일·가정의 양립, 교육, 주거환경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여건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인구구조상 도시와 농어촌의 양극화 문제는 수도권 집중화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이 필수적이다.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더 이상 방관할 처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새 정부가 지방분권 개헌을 포함해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 강화 방안을 담은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는 게 급선무다. ‘지방 황폐화’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할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