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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투입만으로는 고용한파 극복 어렵다

고용시장 한파가 바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실업률도 호전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한파가 아니라 고용절벽상태라고 할 정도다.





통계에 드러난 각종 고용관련지표는 지난 1990년대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97년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하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각종 경기지표도 한결같이 아래쪽을 향하고 있지만 실생활과 직결되는 경기 체감지수는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매달 통계청에서 내놓는 경기지표는 온통 먹구름 일색이다.





통계청의 ‘7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30만 명을 넘었던 취업자 수는 지난 2월부터 10만 명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취업자 수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고작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 발 금융위기 여파로 1만 명 감소를 기록한 2010년 1월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표다. 30~40대 취업자 수는 매월 더욱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이른바 확장실업률도 지난 상반기에도 3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었다.





출범 초기부터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정부에서 나온 집계로 믿기 힘든 고용 쇼크다. 글로벌 경기는 완만하게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흐름인데 우리 경제는 이에 역행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청와대 일자리상황판이 참담하기만 하다.





전북지역 상황은 더욱 어둡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전북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북지역 취업자 수는 92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6000명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북지역 고용률은 59.1%로 전국평균 고용률 61.3%에도 못 미쳤다.





전북은 부산(55.6%), 울산(58.4%), 대전(58.8%)에 이어 전국광역지자체 중 4번째로 낮은 고용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도내 실업자 수는 2만1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6000명(37.0%)이 증가했다. 실업률은 2.2%로 전년 동월보다 0.6%p 상승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장기휴업, GM자동차 군산공장 폐쇄, 익산 넥솔론 파산 사태 등의 악재가 이어진 영향도 크다.





일자리 부진 이유로는 악성 규제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이 자주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단행된 최저임금과 법인세 인상, 노동개혁 후퇴 등이 일자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근본 원인은 돌아보지 않고 대증요법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일자리 창출을 대통령 1호 업무지시로 해놓고도 갈수록 악화되는 게 아닌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수출, 투자, 소비의 경제 선순환구조가 갖춰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고용정책의 방점이 여기에 찍혀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는 세금을 들여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데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정부의 재정 투입으로 만들 수 있는 일자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정부 부처들이 탁상에서 만들어내는 전시성 대책으로는 일자리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고용정책의 근본적 손질이 요구된다. 일자리 예산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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