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영호남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문화재청과 전북도·남원시·경남도·경북도·김해시·함안군·창녕군·고성군·합천군·고령군은 지난 28일 경남도청에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을 다 할 것과 등재 추진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등재에 필요한 제반 사항 등을 협의하는 내용을 담았다.
등재 대상 유산은 모두 7곳의 가야고분군이다. 전북지역은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이 해당된다. 이들 가야고분군은 3세기 후반부터 대가야가 멸망하는 562년까지 왕과 지배층 고분의 출현과 소멸을 통해 가야의 성립과 발전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증거다. 특히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호남 가야유적 최초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을 정도로 고대사 및 고대문화 연구에 중요한 유적이라는 게 학계의 견해다. 이밖에도 전북에는 가야유적이 동부권 7개 시군에 폭넓게 분포돼 있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2013년부터 있어 왔다. 경남의 ‘김해·함안의 가야고분군’과 경북의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이 각각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먼저 등재됐다. 이어 2015년 3월에는 문화재청에서 세계유산 우선 등재 추진대상으로 '가야고분군'을 선정함에 따라 같은 해 10월 문화재청과 경남·경북, 김해·함안·고령군 간 공동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경남과 경북이 공동 협력해 추진하기도 했다. 가야고분군은 올해 12월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로 선정되면 2020년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하여 2021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전망이다.
그동안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해당 자치단체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했으나 이번 영호남 각 자치단체가 손을 맞잡고 공동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니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야는 어느 특정 지역의 역사가 될 수 없다. 한반도 전체의 소중한 역사 자산이다.
우리사회에는 전기 가야연맹의 맹주였던 금관가야 전신인 구야국 김수로왕의 후손으로 자처하는 사람이 실제 후손은 아니겠지만 후손이 6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400년에서 7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가야는 국가 사적만도 28곳이나 된다.
가야고분군은 한반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6세기까지 고대사회의 한 축을 이끌었던 가야의 대표적인 유적이다. 고대 동아시아 국가 형성기 대륙과 해양,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를 바탕으로 사회발전을 촉진시키는 다양한 기술의 교류를 고고학적으로 증명해주는 인류역사에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동아시아 문화권의 정치와 사회, 군사, 사상 등의 고대문화가 살아있는 역사적 증거물이라는 점 등에서 세계유산적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다.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때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서둘러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제 세계유산 등재를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을까 하는 방법론에 각 자치단체가 고민해야 한다. 그에 앞서 해당 자치단체 간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