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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장묘시설 설치 고민할 때다

동물 장묘시설 설치를 두고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장묘업을 하려는 사업자와 반대하는 주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개·고양이 등 삶의 동반자인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 가까이 추산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여기면서 동물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반려동물 장례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동물장묘문화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다.





보건의료나 경제적 비용의 차원에서 본다면 반려동물의 사체 처리 방식은 이미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동물이 병원에서 숨을 거두면 소각 처리되지만 가정에서는 보통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지고 있다. 도심에 매립할 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몰래 내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동물보호나 인도적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질병 위험과 악취에 따른 사회문제가 날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공식 통계에 잡힌 것만 하더라도 해마다 13만 마리가 넘는 반려견이 사망하고 다른 동물까지 포함하면 수십만 마리로 늘어날 터이니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늘어나는 반려동물 수만큼 장례 수요도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주민들의 거부감이 워낙 커 지자체가 동물 장묘시설 설치 허가를 내주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동물 장묘시설은 허가가 아닌 등록사항으로, 요건만 갖추면 규제할 방법이 없어 설치하려는 자와 지자체의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진안고원의 관문인 보룡재에 추진되는 동물화장장 설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진안군 부귀면 청년회와 이장단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 200여 명은 지난 30일 완주군 보룡재 동물화장장 예정지 앞에서 반대집회를 열고 “동물화장장이 들어서면 진안고원의 브랜드 훼손과 부귀면의 발전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반발했다. 주민들은 “반려동물 사체처리는 다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인 문제지만 국도변 인근, 그것도 진안군의 얼굴이자 상징과도 같은 진안고원의 관문에 들어선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부귀면민의 행복추구권과 건강권,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2년 전에도 전주시 효자동에 동물장례식장 허가신청이 접수됐지만 시가 거부하면서 소송까지 이어졌으나 결국 건립되지 못했다. 지난해 말에도 삼천동에 신청이 접수됐지만 역시 시가 주민반대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 올 들어서도 또 다른 업체가 동물장례식장 건립을 신청했지만 시의 건립 허가 여부가 불투명하다. 역시 주민들 반대가 심한 탓이다.





우리 사회의 문화적 분위기나 복지실태와 견주어보면 반려동물 장묘시설을 공공에서 설치하는 일에 대해서는 반감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장례문화 확산은 이제 시대 트렌드로 받아들일 일이 아닌가 싶다. 반려동물 화장(장례)시설도 친환경 설비 등 관련 규정을 꼼꼼히 정비해서 주민 동의하에 들어설 수 있도록 지자체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은 선진국의 성공사례 등을 연구하고 검토해 보는 것도 고려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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