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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쏟아 붓는 도시재생은 안 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올해 전국 99곳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로 새로 선정했다. 지난해에는 시범사업지로 68곳을 선정했지만 올해는 지방의 인구감소와 고령화 가속화 등에 따른 도시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대상지를 대폭 확대했다. 전북도내에는 7개 시·군이 선정돼 국비 750억원을 확보했다. 해당 지역은 전주 2곳과 정읍, 남원, 김제, 고창, 부안 등이다.





전주시는 ‘전주 역세권 혁신성장 르네상스’와 ‘용머리 여의주마을 우리동네 살리기사업’, 김제시는 ‘역사·문화·사람이 만나 다채로움이 펼쳐지는 세계축제도시 김제’, 정읍시는 ‘Re:born 정읍 해시태크 역(驛)’, 남원시는 ‘씨앗으로 피운 행복, 숲정이 마을’, 부안군은 ‘매화풍류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 고창군은 ‘역사와 전통, 스마트기술이 융합된 문화유산 모양성 마을 여행’이 선정됐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정부가 5년 동안 매년 10조 원, 총 50조 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핵심은 신도심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을 선정, 재생사업을 벌여 주민들의 주거 여건도 개선하고 일자리도 창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노후 주거지를 철거해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 산업구조 변화와 신도시, 신시가지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창출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물리적으로 부활시키는 작업이다. 또한 재개발처럼 전면 철거가 아닌 기존의 도시 틀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정비사업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되 경제적 자활을 도모하는 이를테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라 하겠다.





이 같은 도심 재생 사업이 이전 정부에서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주택을 헐고 아파트 등을 짓는 재개발·재건축 위주 방식에서 벗어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진 게 2013년 일이다. 하지만 이 사업들은 이후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주거환경의 개선 등을 중시했지만, 도심 개발에 따른 임대료 상승 등을 견디지 못하고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낳았다. 여기에 5년이라는 한정된 기간에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수백 곳의 도시재생이 제대로 될까 하는 우려도 앞선다. 도시재생으로 마을이 새로 단장을 해도 주민들이 집을 팔고 다 떠나면 소용이 없으니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도시재생 사업은 지자체와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 거버넌스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 주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각 지역마다의 특성이 있는 만큼 현지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고 민간도 대거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초기 단계부터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효과를 최대화할 계획 수립은 필수다. 낙후지역의 경제적 자립과 부흥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일회성 개발사업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과거 정부처럼 돈만 쏟아 붓는 전시성 도시재생을 이제는 넘어서야 한다. 이름만 바꾼 또 다른 난개발 사례가 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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