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새만금, '계륵' 신세 언제나 탈피하려나

전북도민들에게 새만금은 기회의 땅이자 미래의 청사진이지만 정부나 정치권 입장에서는 마치 ‘계륵’ 같은 존재다. 대선 등 중요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공약 단골메뉴로 등장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용도가 자동 폐기되는 게 새만금이다. 숱한 세월 동안 그야말로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게 새만금이니, 참으로 아이러니 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새만금은 전북 입장에서도 사실상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해 있다. 정부나 정치권에 무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지원을 요청하면 “너희들은 새만금이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 유야무야 돼버린 사례가 어디 한 둘인가. 천혜의 보고인 갯벌과 어민들의 생계터전을 무참히 짓밟아 놓고 그 자리에 대체 무엇을 얼마나 돌려주었는가. 그 아름다운 강과 갯벌이 흙으로 뒤덮인 새만금 일대를 지날 때마다 분노가 솟구치지 않았던 적이 어디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정부가, 정치권이 그렇게 새만금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는 터에 빚을 갚기는커녕 새만금을 필요시마다 흥정의 대상으로 쥐락펴락 하고 있으니 이 또한 양수겹장으로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새만금공항 건설을 둘러싼 시비가 또 붙었나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새만금공항 건설에 정부가 최근 제동을 걸고 나선데 이어 이번에는 여당 대표라는 사람의 새만금공항 건설 발언을 둘러싸고 시끄럽다. 지난달 이 대표가 전북지역 당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새만금 국제공항을 반대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무안공항을 이용하면 된다’라는 발언의 진위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태가 악화지자 민주당은 대변인을 통해 즉각 해명하고 나섰다.





“무안공항을 이용하면 된다”는 이 대표의 발언은 새만금공항은 화물 수송 기능을 먼저 수행하고, 여객수송은 무안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는 게 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그 같은 해명에도 파장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평화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들은 “새만금과 신공항에 대한 이 대표의 천박한 인식과 대통령과 당 대표의 엇박자를 여과 없이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발언은 새만금과 신공항에 대한 수많은 인식상의 문제점을 함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된 후 발표된 2019년도 정부예산안에서 새만금공항 건설을 위한 용역비 25억원이 전액 삭감된 것을 어찌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며 “일련의 과정을 거쳐 단순한 말실수가 아님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어떤 취지로 발언을 했는지는 속내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말이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다. 더욱이 집권여당 대표라면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에도 심사숙고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연못에 무심이 던진 돌 하나가 개구리들에게는 치명상이 될 수도 있음이다.





국가와 정치권이 새만금에 진 부채를 생각한다면 새만금에 공항 하나 쯤 들여놓는 일은 아주 작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