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은 이제 너무나 식상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으레 온갖 매체는 ‘독서’를 경쟁하듯 선전한다. 이 경우 책은 가을을 만난 이들에게 상품으로 다가온다.
요즘은 글을 깨우치지 못해 책을 못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독서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당장 서점부터 찾기 어렵다. 인터넷서점이 대세다보니 도심에선 더 이상 원하는 책을 살 곳이 사라지고 있다.
올해는 정부가 지정한 ‘책의 해’다. 지난 1993년 이후 25년 만에 지정됐다. ‘함께 읽는 2018 책의 해- #무슨 책 읽어?’가 공식 표어다.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독자들을 위해 해시태그(#)를 붙인 것이 눈길을 끈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 대한 위기감과 절박함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 아닐까 싶다.
올 초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이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는 반비례해 영상콘텐츠 소비는 급증세다. 국민 한 사람당 유튜브 사용 시간만 500분을 웃돌 정도라 한다. 스마트폰에 쏟는 시간이 2시간 20분인데 책을 읽는 시간은 20분도 안 된다는 통계도 있다. 경제적으로 삶의 수준이 높아지고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내면은 황폐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이처럼 독서를 기피하는 배경에는 젊은 세대가 갈수록 영상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원하는 것을 검색할 때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보다 유튜브를 먼저 찾는다. 기술 발달로 텍스트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흡수할 수 있게 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시간이 없어 책을 읽지 못한다는 말도 핑계에 불과하다.
책을 읽지 않는 국민에겐 희망도 미래도 없다고 했다. 과거 인류의 경험과 지혜가 녹아 있는 좋은 책 속에는 밝은 미래로 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책에는 개인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력, 도전정신, 아이디어 뿐 아니라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 인생의 승자가 되는 비결까지도 있다. 아울러 좋은 책과 열심히 친해지다 보면 누구나 아름답고 윤택한 인생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근래 들어 각 자치단체마다 ‘독서대전’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생색내기 식 허접한 행사보다는 책 읽기를 소재로 한 행사라면 성공 여부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2018전주독서대전’이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전주한벽문화관과 완판본문화관 등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 ‘기록과 기억’을 주제로 열리는 전주독서대전은 출판·독서·서점·문화 관련 110여개 기관·단체 관계자와 시민들이 참여한다.
전주독서대전은 지난해 전국단위 행사인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전주시가 국가대표 책의 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 올해 처음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다. 시는 매년 전주만의 책 축제인 독서대전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독서대전에는 유명 작가의 강연과 책·출판·독서 관련 다양한 체험행사, 책 전시, 북마켓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된 만큼 평소 책과 거리를 두고 살았던 시민들은 행사에 적극 참여해 은은한 초가을의 정취를 느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