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무형문화재 축제가 지난 13일 전주 무형원에서 막을 올렸다. 이른바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뿐만 아니라 전수교육조교와 이수자가 만든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드문 기회다. ‘대대손손(代代孫孫)’을 대 주제로, ‘손·가락(歌樂)’을 세부 주재로 오는 30일까지 펼쳐지는 ‘2018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은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다.
공식 공연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농악·처용무·아리랑·강강술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14일 합동공연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이어졌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 이수자인 권원태 명인이 줄타기를 펼치고. 예능 공연과 체험 행사도 진행된다. 궁중무용인 학연화대합설무, 가야금병창 및 산조 공개행사와 이수자들이 꾸민 황해도평산소놀음굿도 관객과 만난다. 궁중음식과 한지 접시를 만들고 임실필봉농악과 진주검무를 배울 수 있는 ‘무형문화재 체험관’이 운영되고,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씨름 한마당 축제도 벌어진다. 기능 장인들이 제작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는 30일까지 이어진다.
무형문화재는 보이지 않는 문화재로 일정한 모양은 없으나 민족의 역사와 사상을 알 수 있는 노래와 춤, 연극, 무용 등이 있다. 이 기능을 보유한 사람을 보통 인간문화재라 불렀다. 유물(유형문화재)은 잘만 보존하면 반영구적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유물이 아닌 무형문화재는 기능 보유자가 영원히 살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반드시 다음 세대의 사람에게 그 기술을 전수해줘야 맥이 끊기지 않고 계속 살아있을 수 있게 된다. 만약 기능전수자가 없을 경우 지정 해제가 된다. 따라서 단절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다.
실제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이 지난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무형문화재 135개 종목 중 ‘보유자 또는 전수교육 조교’가 부재한 종목은 34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종목의 25%에 해당한다.
보유자의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보유자중 60대 이상 비중이 92%인 반면, 50대 미만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 1996년 강도근 명창(흥보가)과 2008년 오정숙 명창(춘향가)이 작고한 이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가 전무해 전북이 세계무형유산 판소리의 고장이란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전북은 현재 국가 11건, 도 83건 등 모두 94건의 무형문화재가 산재한 전국 최다 무형문화재 보유 지역이다. 삼국시대 백제의 도읍과 후백제의 도읍은 물론 조선왕조 500년의 발상지로 전국 어느 지역보다 무형문화유산이 풍부한 무형문화재의 산실이다. 이런 문화재의 보고가 관심 부족과 관리 소흘로 사장되고 만다면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 예술을 잃는 것과 같다.
무형문화재는 유형문화재를 낳은 모태일 뿐만 아니라 민족공동체의 어려운 삶의 여건을 극복하고 대내외적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었던 지혜의 소산이기도 하다. 무형문화재를 전승하고 보존하는 길은 가장 먼저 문화재에 대한 철학과 인식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명맥이 단절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와 전수자 육성에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무형문화재 축제가 단순히 보여주기 식 전시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