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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극복 짜깁기 처방 더 이상 안 통한다

출생아 수가 3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인구 쇼크’가 이어지며 저출산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출생아 수는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 8월에는 인구이동이 6개월 만에 감소했지만 이는 정부의 양도세 중과에 따라 주택매매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생아 수는 2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8.2%(2400명) 줄었다. 1981년 월별 출생아 수 집계가 시작된 이후 7월 기준 가장 적다.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한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3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19만8400명으로 1년 전(21만7500명)보다 8.6% 줄었다. 출생아 수가 줄면서 인구 자연감소나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인구 절벽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생아 수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고령자 비중은 늘고 있다. 통계청 인구 추계 상 올해 65세 이상 고령자는 738만1천명으로 전체 인구 5천163만5천명의 14.3%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인구추계 기준으로 본다면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지난해 13.9%에 이어 처음으로 고령사회 기준인 14%를 넘어섰다는 추산이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도 지금 우리 고령사회는 사실상 불안한 상황이다.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인구재앙’을 막을 수 없다는 심각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이 저출산으로 국가가 소멸하는 지구상의 첫 번째 나라가 될 것이라는 외국 인구학자들의 주장이 전혀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





최근 개혁 논란에 휩싸인 국민연금 고갈 문제도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는 사안이다. 경제 활력 둔화로 재정수입이 줄게 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을 키워 저출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가 더 어려워질 거란 점도 문제다.





사정이 이런데도 그간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백약이 무효인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대선 때마다 대통령 후보들은 ‘세계 최고의 노인 빈곤율-세계 최저 출산율’을 내세워 전 정부를 비난했다. 저마다 달콤한 공약들을 쏟아내 지난 10여 년간 저출산 해소에 126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러고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출산장려금 지급, 양육수당 같은 비용 지원 위주의 단기 처방에 급급한 탓이 크다.





눈앞에 닥쳐온 인구재앙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국가 대계 차원의 종합적인 저출산 대책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젊은이의 미래가 없는 현실을 타개하지 않고서는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다. 이것저것 짜깁기해 내놓는 재탕·삼탕의 저출산 대책은 필요 없다.





저출산 문제는 경제적 지원만 갖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경제적 대책에 교육·문화·사회 환경 등 총체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출산의 의미에 대한 성찰과 가치관의 재정립 없이는 저출산이 몰고 올 인구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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