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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범죄, 법 개정만이 능사일까

전주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 학생들이 미성년자여서 혐의가 입증돼도 형법상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여론이 시끄럽다. 형법상 미성년자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쳤고,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주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 학생 등을 성토하는 청원이 게시됐다. 전주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지난달 6일 A(13)양이 ‘동급생 3명에게 두 달 넘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학교 측에 알리면서 불거졌다. 학교 측은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3명 중 2명에게 전학과 특수교육 처분을 함께 내렸다. 나머지 1명은 성범죄 의혹이 드러나지 않아 별다른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B(13)군 등 3명은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이들의 휴대전화에는 여중생 신체 일부가 찍힌 사진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도 14살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을 포함한 7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미성년자 성폭행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달 만에 35만4935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7월에도 비슷한 청원이 올라왔다. 집단폭행 피해 여고생의 가족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주동자인 여중생은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이어서 처벌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년법을 없애거나 개정해달라고 했다.





최근 수년간 소년법 적용을 받는 미성년자들에 의한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나이가 어린 중·고등학생들이었지만 그 범행은 성인 강력범죄 만큼이나 잔혹했다. 현행 소년법 제4조는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하여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에는 15년의 유기징역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형법 제9조에서는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는 형사처벌 자체를 내릴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소년법과 형법에 규정된 형사 미성년자 연령이 소년 범죄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논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나이가 어리다는 점이 솜방망이 처벌의 이유가 될 순 없다”는 주장에 대해 “처벌 강화만이 능사가 아니라 교화와 개선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지만 기준 연령을 한 살 낮춘다고 과연 무엇이 달라질까.





미성년자 범죄 자체가 문제이지 나이가 한 살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법 개정만이나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조정하는 것이 자칫 처벌 위주의 정책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청소년 폭력에 대한 엄정한 처리 원칙은 지켜나가되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제가 마련되고 보완돼야 한다.





청소년 범죄는 처벌 강화로만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년범죄 예방과 소년범 교화에 더 많은 시간과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성장 과도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자라나는 과정에서 변신의 기회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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