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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기금운용본부장에 거는 기대

1년 3개월간 공석이었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 BNK금융지주 사장이 지난 8일 임명됐다. 안 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선임된 첫 CIO다.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추가로 1년까지 연임할 수 있다. 새 CIO 임명에는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던 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안 본부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금융투자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30년간 국내외 증권·자산운용사에서 잔뼈가 굵은 주식운용전문가다. 특히 국민연금 주식운용실장을 지내 내부사정도 잘 알고 있는 등 CIO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늦기는 했지만, 새 기금운용본부장이 자격 및 정권코드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 배제되고 누구나 인정하는 운용전문가가 선임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국내외 자본시장과 국민연금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선임된 만큼 서둘러 조직을 안정시키고, 기금운용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데 매진할 것을 기대한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현재 2200만 가입자가 낸 보험료 등으로 조성한 기금이 635조원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기금운용본부장은 흔히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그만큼 권한이 막강하고 책임 또한 막중하다.





국민연금은 지금 안팎으로 위기 상황으로 변혁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과 CIO 장기 공백이 맞물리면서 올해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외 주식·채권·대체투자 수익률 등이 포함된 기금운용 수익률은 평균 1.39%로 지난해 연간 수익률인 7.26%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국내 주식 수익률은 지난해 25.88%에서 올해 -6.11%로 급락해 10조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제4차 재정추계에서 연금고갈 시점이 앞당겨진 데다 수익률까지 추락해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국민연금 수익률 1%포인트를 올리면 연간 6조원 넘는 보험료 수입효과가 나타나 재정고갈 시기를 몇 년 늦출 수 있다. 그런데 투자를 줄여야 할 국내 주식은 늘리고, 확대해야 할 해외투자는 줄여 투자손실을 빚었다. CIO 장기공백 사태로 빚어진 투자자산 배분 실패의 결과다. 리더십 부재 속에 정체됐던 기금운용본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수익률을 제고하는 일이 신임 CIO가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가뜩이나 국민연금 고갈 시기가 3년이나 앞당겨진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 마당에 수익률마저 곤두박질친다면 국민의 노후에 대한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새 CIO가 소신 있게 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지난 정권에서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휘둘렸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지켜 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기금운영본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수익률 제고라는 효율성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국민연금은 정권의 돈이 아니라 국민의 돈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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