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공무원 수 늘리기가 일자리 창출이 아니다

파킨슨은 ‘공무원의 수는 해야 할 업무의 경중이나 그 유무에 관계없이 일정한 비율로 증가한다’고 주창했다. 이른바 ‘파킨슨 법칙’이다. 이는 공무원 수는 감소가 없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파킨슨이 이 법칙을 이론화해 발표한 것은 1995년이었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이론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 윤재옥 의원(자유한국당)이 공개한 행정안전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여 간 전북지역 주민등록상 인구는 연평균 6,300명 가량씩 감소했다. 올 6월말 기준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여겨져 온 185만도 무너졌다. 반면 전북도와 시·군 등 도내 15개 지자체 공무원 정원은 연평균 190명 가량씩 늘었다. 덩달아 전체 정원은 1만7,000명을 넘어섰다. 이 중 인구 30만이 무너진 익산시는 89명, 27만에 가까스로 턱걸이 한 군산시는 73명이 늘었다.





소멸위기 지역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꼽은 도내 소멸위기 지역은 모두 10곳, 이중 고창군은 공무원 정원을 45명, 김제시도 42명을 증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안군도 29명, 장수군 27명, 정읍시 26명, 무주군 25명, 순창군 25명, 남원시 17명, 임실군 17명, 진안군 14명 등 소멸 위기지역 10곳 모두 공무원이 증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전북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전국 149개 기초자치단체에 9415명의 공무원 정원이 늘었다.





정부는 올해 1만 2000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5년간 총 17만 4000여명의 공무원을 추가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공공 일자리 81만개 창출하고 그중에서 17만 4000개를 공무원 증원으로 채우겠다고 발표했다.





공무원연금에 투입되는 혈세가 내년에만 1조 7000억원이고 국가부채 1555조원 가운데 공무원연금 적자 충당분이 60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공무원이 자꾸 증원될수록 국고 부담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공무원을 1명 증원할 때마다 민간 일자리는 1.5명씩 사라진다는 연구도 있다.





공무원은 한번 뽑으면 구조조정하기 어렵다. 공무원 임금이 꾸준히 오르면서 정년까지 인건비 총액은 근무기간이 훨씬 짧은 대기업 평균보다 많다는 것은 각종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멀쩡한 직장까지 포기하고 ‘공시족’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공무원 증원으로 인한 정부재정 부담은 다음 정부, 다음세대에게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무엇보다 가뜩이나 재정자립도가 30%에도 밑도는 기초자치단체가 공무원을 늘리면 인건비 부담에 재정이 악화될 수도 있다.





무리한 공무원 증원이나 세금으로 억지로 만드는 일자리, 몇 달 뒤면 사라질 임시 일자리 등은 모두 ‘가짜 일자리’다. 고용통계 방법과 기준을 비틀어 취업자 숫자를 늘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도 마찬가지다.





국가 부채는 6년 동안 곱절로 늘었다.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청년실업난 완화를 위해 혹은 국정과제 수행을 명분 삼아 무턱대고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은 다음 세대에 빚 폭탄을 떠넘기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