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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어린이집 비리 실명공개 의무화하자

전북도가 부정·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로 촉발된 어린이집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연말까지 어린이집 전수조사에 나선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어린이집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고,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도는 22일부터 도내 14개 시·군에 어린이집 전수조사 계획을 통지한 뒤, 보조금 부정수급과 보육료 부당사용, 건강·영양·안전 등에 대한 실태를 파악토록 했다. 도내 어린이집은 가정 618곳, 민간 473곳, 사회복지법인 139곳, 법인단체 91곳, 국공립 64곳, 직장 25곳, 협동 1곳 등 총 1411개다.





도와 도내 자치단체는 이들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며, 위반내용에 따라 원장 및 보육교사 자격정지, 보조금 환수, 운영정지, 시설폐쇄 등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특히 보조금 부정수급액이 300만원 이상인 어린이집은 영유아 보육법에 따라 자치단체 홈페이지, 어린이집 공개포털 등에 위반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민간 유치원의 비리 파장이 민간 어린이집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유치원 비리에 화가 난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유치원처럼 국가 지원금을 받는 어린이집도 유사한 사례가 많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유치원보다 많고 나이도 어려 더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복지부도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해 연말까지 비리 의심 정황이 있는 어린이집 2천 곳을 추려 조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전수조사도 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 있는 점검이 될지는 미지수다. 물론 일부의 문제이고 대다수는 성실하게 운영하지만 부모들의 불신은 깊어만 가고 있다.





그동안 민간 어린이집 역시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어린이집의 비리 유형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이 원아 부정 등록을 통한 보조금 횡령이다.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아이를 원생으로 등록해 1인당 월 수 십 만원에 이르는 정부 지원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원장 배우자나 자녀를 운전기사와 보조교사로 등록하고 지원금을 챙기는 방법도 널리 쓰인다. 가짜 영수증을 첨부하거나 물건 구매 금액을 부풀린 뒤 일부를 돌려받는 수법도 동원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 6월까지 어린이집 380곳이 지원금 33억원을 부정하게 받았다가 적발됐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 민간·가정어린이집을 포함한 전국의 어린이집이 3만9천여개에 이르고, 겉으로는 관련 영수증을 갖춰 놓아 여간해서는 숨겨진 비리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회계시스템만 제대로 갖춰도 어린이집의 보육료 부당청구나 횡령 등의 비리를 더 수월하게 적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민간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엄격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감시 체계를 가동해 보조금 누수로 인한 복지 정책의 실패를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전국 유치원·어린이집에 대한 전수조사와 비리 실명공개 의무화가 절실하다. 이참에 비위를 뿌리 뽑지 못하면 교육·보육 국가책임제는 헛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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