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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반성 대신 휴·폐원이라니

사립유치원의 비리 문제로 연일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지난 25일 전국적으로 공·사립유치원 감사 전체 결과가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되면서 그로 인한 후유증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경남 창원의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이 보건복지부의 감사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던 중 지난 27일 투신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사립유치원들의 상상을 뛰어 넘는 천태만상의 각종 비리 행태에 학부모들의 분노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의 강경한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에 일부 사립유치원들은 폐·휴원을 선언하며 맞서고 있다. 정작 국민에게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아이들을 볼모로 오히려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5일 교육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 발표 직후 입장자료를 내고 “너무 충격적인 정부 조치에 경악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유총은 앞서 지난 20일 공금 횡령 및 유용으로 징계 받은 교육부 공무원 실명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호도하려는 속셈이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의 허물을 덮기 위해 남의 잘못을 억지로 들춰내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되고, 전형적인 물타기나 적반하장이라 볼 수밖에 없다.





한유총이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는다는 뒷말들이 연일 무성하다. 이 지경에도 배짱을 부릴 수 있는 든든한 배후가 정치권이라는 쓴소리가 쏟아진다. 지역구 학부모들의 표를 몰아줄 수 있으니 국회의원들이 유치원 단체들과 의도적으로 유착하려는 행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실명으로 공개되는 것을 전후해 일부 사립유치원은 내년도 입학설명회를 보류하고 놀이학교 등으로 업종 전환하거나 폐원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국공립 원아율이 25%에 불과해 원아 축소가 ‘유치원 대란’으로 이어질 게 뻔 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대책을 무산시키기 위한 으름장에 다름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진정으로 유아교육에 헌신해온 사립유치원들을 욕보이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폐원하겠다는 유치원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전북지역만 해도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들어온 사립유치원 폐원 문의 건수는 6건(전주 4, 익산 2)이다. 이 중 전주 2곳·익산 1곳 등 3곳은 폐원을 결정하고, 절차를 문의했다고 한다. 전주의 또 다른 사립유치원 3곳은 교육청에는 알리지 않았지만 원생 부모들에게 폐원을 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리 명단에 오른 도내 사립유치원 중 일부는 내년 등원 여부를 파악하는 수요조사도 벌이고 있다.





사립유치원 집단행동은 유아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에게 보육대란의 고통을 안겨주는 행태다. 실력 행사를 통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온 결과가 비리의 만연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을 볼모 삼아 이익을 취하는 관행을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 조직적 저항을 차단하는 일은 나머지 대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도 선결돼야 할 조건이다. 조속히 법률을 개정해 시행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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