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북의 4차 핵실험으로 2016년 2월 공단이 폐쇄된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사흘 동안 당일 일정으로 나눠 공단에 들어가 시설 등을 점검한다. 입주기업들은 공단 가동 중단 이후 이번 정부 들어 3차례를 포함해 모두 6차례 방북을 신청했지만 모두 유보된 바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지난 2016년 2월 북한이 남측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맞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 및 관련기업 자산 일체를 동결하고 우리 측 인원 전원을 추방했다. 남북 간 군통신과 판문점 연락통로도 폐쇄했다. 남북이 끝없는 긴장과 대결국면 속에서도 유일하게 숨통을 틔우고 교류의 끈을 이어온 것이 개성공단이었다.
하루아침에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은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의 상실감은 말할 수 없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가 집계한 124개 입주업체의 실질 피해액은 무려 1조 5천여억원이나 됐다. 입주기업에 부품을 납품해 온 전국 5천여개 협력업체 사정은 더욱 막막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희망마저 잃은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달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북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합의했다. 중소기업계는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가 풀리면 본격화될 남북 경제협력 중 개성공단 재개가 첫 번째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을 방문해 공단 설비를 점검하고 올해 내로 재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북한 제재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앞서 우선 방북해 시설이라도 점검해야 향후 정부와 협의해 연내 공장 가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남북 경제교류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가 완전히 풀려야 가능하다. 다만 인도적 차원에서 예외로 허가를 받으면 일정 한도 내에서는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
개성공단 기업 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조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26%, 제도 정비 등 기반 조건이 충족되면 입주하겠다는 기업은 약 70%로, 97%가 재 입주를 희망했다. 무엇보다 재개가 결정되면 수개월 안에라도 정상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북도내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모두 7곳이다.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조사결과 개성공단 입주 도내 7개 업체의 전체 물류 생산액 515억6200억 중 절반 이상인 312억7700만원은 개성공단 생산액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만큼 이들 업체의 개성공단 의존도가 높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남북경협은 지방 중소기업에겐 어려운 경영여건을 타개하고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남쪽의 기술력과 자본, 북쪽의 노동력과 토지가 뭉쳐진 경제적 실험실 구실까지 감안하면 경제효과 이상의 잠재적 가치를 지녔다.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고 남북 경제협력이 이뤄지면 우리 기업에겐 침체된 내수 시장의 한계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위협을 돌파할 동력이 될 수 있다. 개성공단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