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가 숱한 우여곡절 끝에 지난 달 29일 새로운 총장 임용후보자를 선출했다. 앞선 정부가 선거적폐가 많다는 이유로 공모추천제 즉 간선제로 바꿨던 것을 새 정부가 선거추천제 즉 직선제로 되돌린 뒤 첫 총장 선거였다.
전북대 총장추천위원회는 이날 교원과 직원, 학생, 조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제18대 총장 선거를 실시했다. 1차와 2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3차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이 벌어진 끝에 김동원 교수(59·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가 최종 승자로 결정됐다. 3차 결선 투표까지 진행됐다는 것은 그만큼 후보자 간 경쟁이 치열했음을 의미한다.
전북대의 총장임용후보자 선출은 개교 70년 이래 사상 처음으로 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8년 만에 직선제가 부활하면서 민주주의적 형태로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총장 선거 형태로 치러지면서 대학 내외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학생들은 “총장은 교수들만의 상징적 대표가 아니라 학사와 인사, 대외 업무를 책임지는 자리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골고루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처음으로 학생들의 투표권이 인정됐다.
이번 전북대 총장선거는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투표 반영 비율에 불만을 품은 학생 및 조교, 직원 등 비교원들이 ‘총장선거 보이콧’ 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 들면서 자칫 반쪽짜리 선거가 될 우려를 낳았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행정소송과 후보 간 고소전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총장 선거가 기성 정치판과 하등 다를 게 없다는 비난도 거셌다.
대학 총장 선출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은 비단 전북대학교만의 일은 아니다. 국립대학들 대부분서 일고 있는 또 다른 선거 적폐로 나타나고 있다. 어느 대학의 총장은 직선제의 폐해를 실감나게 고백한 바 있다. “밥 사주고 술 사주면 표를 부탁했는데, 당선돼 보니 패가 갈리고 챙겨줘야 할 사람을 왜 그렇게 많은 지, 다시 나간다면 성(姓)을 갈겠다”고 직설했다.
국내 각 국립대는 선거방식을 기존의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제시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능력과 비전을 바탕으로 한 대학자치 실현과 학내 안정화를 도모키 위한 것이다. 총장의 혜안과 추진력은 이를 가시화하기 위한 선결요건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른바 대학의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혁신과 변화를 이끄는 주역은 다름 아닌 총장의 역할이다.
대학은 현재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속적인 고졸 학생 수 급감 현상은 대학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불과 10여년 후인 2030년이면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대학의 65%를 차지하는 지방대학은 구조조정의 맨 앞줄에 노출돼 있다.
지방대학은 돈과 사람과 정보를 빨아들이는 수도권의 블랙홀 앞에 속수무책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지만 작금의 대학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 탁월한 리더십과 소통을 통해 이러한 위기 극복의 최전선에 설 총장이 필요하다. 교육부의 지속적인 대학구조개혁을 앞두고 총장의 역량과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