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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총장 선거 경찰 개입 의혹 철저히 밝혀라

진흙탕 싸움으로 시작한 전북대 총장 선거가 진흙탕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 같다.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경찰의 선거개입 문제가 불거지면서 큰 후유증에 휩싸였다. 전북대는 지난달 15일 제18대 총장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여기에 당시 모두 7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12년 만에 대학 구성원(교수·직원·조교·학생 참여)의 직선에 의한 총장선출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컸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놓고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지속됐다. 우여곡절을 겪다 지난달 29일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김동원 교수가 총장 1순위 임용후보자로 선출됐다.





그러나 후보자 선출 잉크도 마르기 전에 경찰의 총장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전북대 교수들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기관은 경찰청 소속 김모 경감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한다”며 “대학본부도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법적조치를 취하는 한편 경찰청은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대 등에 따르면 경찰청 소속 김모 경감은 총장 선거운동이 한창인 지난달 17일 모 교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내용은 ‘이남호 현 총장에 대한 비리와 관련해 통화를 했으면 한다’였다. 해당 경감은 자신의 명함을 첨부해 보냈다. 다음날에도 다른 교수에게도 비슷한 내용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 경감은 당시 총장 후보자 3명을 포함해 다수의 교수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 교수들은 “거점 국립대 총장선거가 진행 중인 엄중한 시기에 특정 후보자에 대한 내사나 내사 사실을 공개하는 행위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더구나 정작 선거가 끝난 후 내사문제는 유야무야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사건을 통해 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그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조직적인 음모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실체도 없고 근거도 없는 내사 사태로 축제의 장이 돼야할 선거가 난장판이 됐다”고 분개했다.





한때 민주주의를 선도했던 대학은 선거에 관한 한 개혁이 가장 느린 집단으로 평가 받는다. 총장 선거나 총학생회장 선거 모두 학교 밖 정치선거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 정권시절 대학총장 임명제의 온갖 폐단을 지적하며 직접선거를 목 놓아 외쳐 댔던 대학들이 막상 직접선거 돗자리를 깔아주자 선심공약 남발, 금품수수, 파벌 조성, 편 가르기 등 온갖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 물론 전북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국내 국립대학 총장 선거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모습들이다. 대학총장 선거는 기성 정치판 선거와는 분명 달라야 한다.





대학이라는 글자 앞에는 항상 ‘지성의 전당’이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지성의 전당’이 정치판과 다를 게 없다면 수식어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 한 대학을 이끌어갈 리더를 선출한다는 것은 한 개인의 스펙을 쌓아주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벽돌을 쌓는 작업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아울러 지난 전북대 총장선거 과정에서의 경찰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 조사를 벌여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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