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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합리적 해법 찾자

정부의 수많은 경제 정책 가운데 아마 부동산 정책만큼 어려운 분야도 없을 것이다. 특히 주거 문제와 관련된 분야는 더욱 그렇다. 수요자와 공급자 간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데다 국민들의 피부에 실시간으로 와 닿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는 해묵은 사안이다. 원가 공개 요구는 아파트분양에 천문학적인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건설업체들이 터무니없이 높은 분양가로폭리를 보고 있다는 일반의 인식으로부터 나왔다. 투기꾼들에게는 더 높은 웃돈을 얹을 수 있는 높은 분양값이 더 인기였다. 그러나 서민들의 ‘내 집’ 꿈은 더욱 멀어져 가면서 아파트 건설원가를 따져보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건설업계가 한목소리로 반대하는 원가 공개를 잡음 없이 추진하기는 어려웠다. 상당 수 중앙 신문들도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극구 반대하거나, 소극적 내지는 중립적 논조를 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광고시장 위축 때문이다. 신문광고 수입에서 건설 관련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아파트 분양경기의 위축이 신문 경영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신문들이 분양원가 공개를 회피하려는 업체들을 노골적으로 편들고 있는가에 대한 답은 여기에 있다.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해서는 경기도시공사의 건설공사비 원가 공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경기도가 아파트값 거품을 빼기 위해 공개한 공공사업의 분양원가를 보면 실제 건축비보다 20% 이상 높은 분양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했다. 3.3㎡당 26%(136만원) 부풀려진 곳도 있다. 아파트를 분양해 적절한 이익을 남기는 행위를 무조건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익도 적당히 챙겨야지 30%에 육박하는 폭리는 너무 심하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된 분양원가 공개제도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너덜너덜해졌다.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묻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시가 분양원가 공개나 후분양제를 시행한다면 주택시장의 거품이 해소되고 상당부분 청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또 최근 분양원가 공개를 위한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한 국토교통부에 대해 “분양원가 공개가 부동산 적폐청산의 첫걸음”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어떤 식으로든 이번 기회에 분양원가 공개 문제가 합리적으로 해법이 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공급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분양원가 공개 항목을 결정하는 일과 불완전한 분양원가 공개에 반발하는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설득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다. 그러자면 지금처럼 분양원가 공개를 무작정 선악의 문제인 양 접근해선 안 된다.





건설업계는 일부 항목이라도 분양원가가 공개될 경우 적정성 여부를 둘러싼 집단민원에 휩싸이게 되면서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다.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건설업계가 각종 편법과 탈법을 일삼은 결과 지금과 같은 ‘반시장적’ 강압조치를 자초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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