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지난 21일 ‘보이콧’을 철회했다. 물론 이번 국회 보이콧도 자유한국당의 일방적 선언이었다.
이번 보이콧에 대해 민심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했다. 한국당 의원들조차 “왜 보이콧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할 정도였다고 한다. 한국당은 장관 인사 문제와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들며 국회를 보이콧 한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웠다.
20대 국회 들어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무려 15번째다. 원내 2당 지위와 국회 선진화법을 악용해 틈만 나면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만들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자신들 논리대로 하자면 한국당은 올해 받은 세비의 반은 반납해야할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국회 일정 고비마다 국회를 패싱하고 훼방을 놓는 놀부 심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의회정치를 부정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부정이고 민주주의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정치를 부정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부정’이라는 그의 말은 마치 코미디 대사와 같고, 국민을 우롱하는 말과 다름없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보고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국회 보이콧에 들어간 내막을 공개하면서 “헌정사상 가장 황당한 보이콧”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데 한 명은 날려야지 어떻게 다 하느냐, 이번에 인사청문회를 했던 조명래 장관을 날려달라’고 요청했다더라”고 전했다. “어떻게 장관을 체면을 봐서 날리냐”며 “못한다고 하니 서운하다면서 국회 보이콧을 했다더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홍영표 원내대표한테 직접 요청한 것”이라며 “홍 원내대표가 거짓말을 했겠나, 의총에서 보고한 사항이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보고한 사항이라니 없는 사실을 꾸며대지는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 그런 내막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통탄스럽고 까무러칠 일이다.
요즘 이곳저곳 TV뉴스를 볼 때마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게 김 원내대표 얼굴과 인터뷰다. 별 알맹이도 없는 시시콜콜한 내용으로 매일같이 이 방송 저 방송 인터뷰에 나서는 그를 볼 때마다 원내대표로서의 권위나 존재감, 무게감은 찾을 길이 없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임기 마무리에 뭔가 하나 하려고 너무 조바심 내는 것 같다”는 우 의원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지금 전국 각 자치단체들은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해 밤잠을 설치며 한바탕 전쟁을 벌이고 있다. 고용은 재난 수준이고 경제는 밑바닥이다. 다가올 위기는 지난 IMF 때보다 더할 것이라는 얘기가 빈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가계 부채가 임계점을 한참 지난 시점에서 이달이나 다음 달부터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여기저기서 서민들의 절망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게 뻔하다. 글로벌 경제도 심상치 않다.
민생을 위한 법안도, 민생과 직결된 예산도 모두 국회를 거쳐야 효력을 갖는다. 이는 국회의 권한이기 전에 엄중한 의무다. 국민들 보기가 낯부끄럽지 않은가. 지금이 얼마나 위기상황인지 모르는가. 닥치고 국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