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가 서민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지는 오래됐다. 부풀대로 부풀어진 풍선은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이다. 풍선에 공기 주입이 많을수록 터질 때 소리는 더욱 요란하다. 국내 가계부채가 언제 터질지 모를 풍선처럼 위태위태한 지경에 처해 있다. 올 3분기 가계부채가 1500조원을 넘어섰다. 가구당 평균 7700만원 꼴이다. 국내 가계부채 총액은 연간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로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7분기 째 떨어지고 있는데 반해 자영업자 대출은 최근 2~3년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자영업자의 대출 리스크가 가계부채 보다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한은전북본부가 최근 밝힌 도내 금융동향을 살펴보면 전북지역 여신 잔액은 기업과 가계를 합쳐 총 50조5000억 원 수준이다.
풍선효과로 인해 은행권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대출이 몰리는 등 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도 골칫거리다. 전북에서는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한 가계 대출 잔액의 절반 이상(13조8678억 원)을 제2금융권이 차지하고 있다.
4%대인 가계소득 증가 속도에 비해 부채가 더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본격 금리인상 시기에 접어든 지금부터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11월 금리를 올린 이후 1년 만의 인상이다.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유출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역전은 금리가 높은 쪽으로 돈을 몰리게 하는 구조를 낳는다.
금리인상은 경기가 좋아 인플레이션이 우려될 때 단행하는 것이다. 미국이 연거푸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기 호황에 따른 자신감의 발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오르지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좁히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된다는 게 엄청난 딜레마다. 한국은행이 정부와 정치권의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금리인상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미국은 내년에도 4차례 정도 추가 금리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줄이려면 우리나라도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럴 경우 부풀대로 부풀어 있는 가계부채는 내년부터 엄청난 뇌관이 될 것이 자명하다.
일자리마저 꽁꽁 얼어붙어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다. 정부는 더 이상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금리는 1%만 늘어도 가계가 부담하는 이자만 연간 15조원이 추가된다. 부채 상환이 어려운 위험가구와 한계가구를 중심으로 금융 부실이 생길 소지가 크다. 영세 자영업자들도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들 취약계층에서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세밀히 관리해야 하고, 가계도 이제 저금리 시절이 끝났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부채 관리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시중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 경기 진작과 소득 증대로 연결되도록 종합적인 경기 활성화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