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치단체마다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각 지방의회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의정활동비’ 대신 ‘월정수당’을 올리는 방식으로 의정비를 올리려 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무회의에서 지방의원의 월정수당 결정방식을 지역별로 자율화하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의정비 대폭 인상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시행령 개정의 취지는 기존의 복잡한 월정수당 계산식을 없애고 지역의 주민 수, 재정능력 등 특수성을 반영하겠다는 것이지만 지방의원들은 이번 기회에 의정비를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이 마련되면서 주민들의 반발과 반대여론이 전과는 다르게 치열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무보수로 출발한 지방의회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액제 철밥통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자신들이 받는 수당을 스스로가 결정할 권한을 부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지방 최대의 이익단체로 변신한 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완주군의정비심의위원회가 내년 완주군 의원 월정수당을 21.15%나 대폭 인상하기로 잠정 의결해 심한 눈총을 받고 있다. 극심한 경기불황과 최악의 실업률은 외면한 채 잿밥에만 눈이 어두운 지방의회에 대한 시선이 따가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완주군의원 월정수당 188만 7840원의 21.15%인 39만9270원이 오르면 내년도 완주군의원의 월정수당은 228만7100원이 된다. 이에 연간 의정활동비 1320만원을 합하면 완주군의원 1인당 연간 의정비는 4064만 5320원이 된다. 이는 현행 3585만4080원보다 479만1240원이 많다. 이날 비밀투표에서 제시된 가장 높은 인상률은 28%, 다음은 26%였다. 위원회는 10명이 써낸 인상률을 산술평균해 21.15%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한다.
국민의 평균 소득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월급여가 2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80%에 달한다. 가계 소득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취업자의 증가 수가 급격히 둔화됐고, 저소득층인 1, 2분위 가구의 소득이 감소해 분배가 악화됐다. 규모가 작은 자영업들의 고통이 말 할 수 없을 만큼 어렵고 국민 체감 경기와 밀접한 고용, 소득 추이가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지방분권의 조기정착과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인재들의 의회 진출을 위해 의정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동한 만큼 대가가 뒤따라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단지 의원 본연의 역할에 맞게 주민들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해나간다면 그에 걸 맞는 의정비가 지급돼야 한다.
갈수록 주민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는데, 거꾸로 의정비 인상 운운하는 것은 낯 뜨거운 일이다. 일각에서는 지방의회 폐지론까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주민의 삶이 어려운 만큼 의회 역할을 우선 주문하는 것이며 주민들의 삶이 엄중하다는 의미다. 각 지자체는 의정비 인상안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