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전주에 연기금 전문대학원 설립은 전북 제3금융중심지 조성의 핵심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 관련 법안이 지난 2월 우여곡절 끝에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기재부와 교육부의 강력한 반대로 10개월째 법사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반면, 정부는 지난 5일 전남·광주 한전공대(가칭) 설립위원회 착수회의를 갖고 내년 1월까지 부지 선정을 완료하고 2022년 3월 부분 개교한다는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비슷한 사안을 두고 달라도 너무 다르다.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에 대한 교육부와 기획재정부의 반대 이유는 기존 대학원과의 기능 중복과 인력양성 한계 등 이라고 한다.
1년에 40명 내외의 교육 인원과 수십억 수준 운영비가 소요되는 연기금전문대학원은 국비 운운하며 반대하면서 편제정원 1000명에 설립 비용과 운영비가 7000억원이 넘는 한전공대를 ‘대학원 중심의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쉬이 납득되지 않는다. 교육부는 특히 한전공대 설립에 대해서도 학력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 기존 대학의 반발을 이유로 반대하다가 입장을 바꿨다. 두 특수 전문대학원 설립을 두고 정부의 이중 잣대가 아닐 수 없다.
금융투자분야는 대체투자 등이 활성화되며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현재 800조원에 달한다. 오는 2025년이면 1000조원 시대가 예상될 정도로 급신장 하고 있다. 고령화시대에 대비하려면 기금 수익률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운용할 인력양성이 필수적임에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기관은 전무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일반 대학에서 과를 신설하면 해결될 문제’라는 식으로 무책임한 말을 내뱉고 있으니 딱할 노릇이다. 국민들의 막대한 노후자금을 운용할 고급인력을 전문성과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일반 대학에서 육성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 그 흔하디흔한 대학은 전국으로 발이 치일 정도로 널려 있는데도 정작 국민들의 노후가 달린 연기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필요한 전문대학원 설립은 극구 반대하고 있으니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돼 있다.
전주를 제3의 국제금융도시로 육성하려면 그에 걸 맞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손과 발을 꽁꽁 묶어 놓고, 훈련도 제대로 되지 않은 금융맨들에게 무시무시한 국제 금융전사들과 맞붙어 싸워 이기라는 것은 가당치 않은 얘기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금융 후진국 가운데 최 후진국 이라는 사실을 모르는가. 교육부와 기재부가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을 충분히 납득할만한 근거와 명분도 없이 반대하고 있는 것은 기금운용본부 수도권 이전 등을 집요하게 주장하며 국민연금공단에 대해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는 기득권 세력과 일부 언론들의 눈치 보기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다분히 들게 한다. 만에 하나라도 그게 사실이라면 전북도민에게, 아니 전 국민들에게 대죄를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