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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수 기준 특례시 지정은 시대착오적 발상

전주시 등 몇몇 도시가 광역시에 준하는 ‘특례시(特例市)’ 지정의 필요성을 강력히 어필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단순히 인구 숫자를 기준으로 특례시를 지정하려는 정부의 지방자치법 개정이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례시는 일반시와는 달리 조직·재정·인사·도시계획 등 자치 행정과 재정 분야에서 폭넓은 재량권과 특례가 인정되는 도시를 말한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광역시에 준하는 행정권한을 갖게 된다. 도시 브랜드 가치도 높아진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3일 인구 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세수가 늘고, 행정·재정 자율권이 확대돼 지방분권 강화로 이어진다. 현재 인구 100만명을 기준으로 하면 수원·고양·용인 등 경기도 3곳과 경남 창원시 등 모두 4곳이 특례시가 된다. 하지만 인구 96만명의 성남시와 전주시(65만명), 청주시(84만명) 등은 제외된다.



정부의 이 같은 특례시 지정 방침에 전주시와 성남·청주시 등은 인구수에 의한 기준이 아닌 행정수요와 재정규모, 유동인구, 사업체의 수, 도시문제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력적으로 특례시 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주시와 전주시의회도 지역 낙후와 재정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주를 사실상 광역시에 준하는 특례시로 지정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승수 시장과 박병술 시의회 의장은 지난 1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지방자치법을 전면 개정하고, 특례시를 도입하면서 기준을 단지 인구 숫자로만 특정했다”며 “100만 이상 인구만을 특례시 기준으로 삼게 되면 수도권과 경남의 경쟁력만 더욱 높아진다”고 반발했다.
김 시장은 “오랫동안 전북은 ‘호남권’으로 묶여 정부 예산 배분과 기관 설치 등에서 수많은 차별을 당해 왔다”면서 “특례시 지정은 좌절과 박탈감을 상쇄할 수 있는 기회이자,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역별 예산규모를 볼 때 광역시가 없는 지역은 광역시가 있는 지역 총예산의 2분의 1, 적게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상대적 불이익을 크게 받는다. 그동안 전북은 광역시가 있는 지역이 정부의 행정, 재정적 지원시 2개 이상의 몫을 챙길 때 1개 몫만 받아 왔다.


과거 노무현 정부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정책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지역균형발전이다. 특례시의 기준을 단순히 인구로 특정 하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지방자치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이자 정부 정책에도 전면 위배된다. 특히 전주는 도 단위에 광역시가 존재하지 않는 도시로 도청소재지로서 이미 광역시에 준하는 행·재정적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단지 인구가 적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특례시에서 제외된다는 것이야 말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전주의 (주민등록)인구는 65만 여명이지만 실제 생활 인구는 100만 명에 육박한다. 도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감안해야 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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